잘웃는 김재하 단장… "대구FC 살리고 웃어봅시다"

입력 2011-01-19 10:04:03

김재하 전 삼성 라이온즈 부사장이 대구FC 제4대 단장으로 선임됐다. 18일 대구FC 이사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김 단장의 전격 발탁에 대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이사회는 박종선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바로 의결했고, 그 자리에서 김 단장을 선임했다. 이사회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등장한 김 단장은 '위기에 빠진 대구FC를 살릴 구세주'가 될까.

◆'대구FC 살려라' 특명

김 단장은 숨통이 끊기기 직전의 위기 상황에 빠져 있는 대구FC를 맡았다. 이사회가 지역 출신으로 프로야구단을 10년 이상 경영한 노하우를 갖춘 김 단장을 대구FC를 살릴 구세주로 선택한 것이다. 대구FC가 지금까지 연고구단으로 확고히 자리 잡지 못한 이유는 '지역 밀착'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모셔온 역대 3명의 단장은 지역 사정에 밝지 못해 관중 동원과 마케팅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 단장은 경주 출신으로 학교(대구상고)-직장(제일모직, 삼성 라이온즈)까지 평생을 대구에서 생활해 누구보다 지역 사람과 기업 등 지역 실정에 밝다. 지역에서 '마당발'로 통하며 엄청난 인맥을 자랑하는 것도 김 단장의 장점이다. 특히 삼성 출신이라 삼성을 대구FC의 스폰서로 영입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애써 쌓은 명성 잃을 우려도 커

김 단장은 기대만큼이나 위험 부담도 안고 있다. 자칫 삼성에서 쌓은 명성을 다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란 주 스폰서가 없는 시민구단인 대구FC는 최고 부자 기업인 삼성 라이온즈와 다르다.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도 없고 전권을 휘두르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은 스폰서를 구하는 것이다. 삼성에선 직접 '돈'을 구하러 쫓아다닐 필요가 없었지만 대구FC에선 직접 발품을 팔고 다니며 애걸복걸해야 한다. 연간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스폰서로 해결해야 하지만 지역에 이를 해줄 만한 큰 기업이 거의 없는데다 수도권 등 기업들도 대구FC의 성적, 인지도 등을 이유로 손사래를 치기 일쑤다.

관중 동원 등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삼성에는 고정적인 야구팬이 있지만 대구FC에는 아직 열성 팬이 많지 않다. 단기간에 관중 동원에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수도 있다. 여기에다 성적까지 좋지 못할 경우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책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지역 출신으로 지역 사정에 밝고 프로야구단을 맡은 경험도 있는 만큼 특유의 추진력을 살려 잘 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임한 박종선 대표이사는 "올해는 좀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고, 명예회복도 하고 싶어 임기를 채우려 했지만 그동안의 성적 등에 책임을 지고 미련 없이 물러난다"며 "사퇴 의사를 밝히고 나니 시원하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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