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도 연출' 스토리텔링으로 흥미 더 한다

입력 2011-01-18 08:02:20

대구시교육청, 중 고 교사 연수

'이야기가 있는 수업은 어떻게?' 대구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스토리텔링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이 이야기를 활용한 새로운 수업 방식에 대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수업도 스토리텔링이다."

교과서를 읽고, 요약 내용을 칠판에 적고, 배운 내용을 문제 풀이로 점검한다. 익숙한 교실 수업 풍경이다. 초·중·고교 12년 수업이 대부분 이렇다.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도 이런 방식이 지식 전달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교실 수업에서 변화가 일고 있다.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보편화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이 10~14일 실시한 '수업 활용을 위한 스토리텔링 교사 연수'는 이런 수업 기법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구동중학교 도서관에서 열린 이번 연수에는 국어, 역사, 사회, 과학 등 다양한 교과목의 중·고교 교사 42명이 참가했다.

시교육청 한원경 장학관은 "스토리와 영상매체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의 학습 흥미를 높이기 위해 수업 진행 방식뿐 아니라 수업 자료도 스토리를 중심으로 꾸며보자는 게 이번 연수의 목표"라며 "어려운 수학 공식이나 이론에 이야기를 접목하면 지식 전달 효과도 높아지고, 학생·교사의 관계가 더 친밀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수에는 각계의 스토리텔링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가했다. '소설 어떻게 읽을까'의 저자인 숙명여대 최시한 교수가 이틀간 '스토리텔링의 이해'에 대해 강연했고, 영화감독 백승빈, 소설가 김정현, 국립국방대학 문성암 교수, 경명여고 한준희 교사가 참여했다. 학습만화 '그리스 로마신화'로 유명한 작가 홍은영 씨도 참가해 신선함을 불러일으켰다.

연수에 참가한 이금희(경북고·국어) 교사는 "이야기 방식으로 수업을 한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기존의 칠판식 수업이 독립된 지식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스토리텔링 기법의 수업은 학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수업 내용을 자신과 접목시켜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동영상 등 영상매체를 수업에 활용하는 정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학생 저자 10만 양성'이라는 기치 아래 추진 중인 책쓰기 운동의 심화 단계로 스토리텔링 수업을 기획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되는 창의적 체험활동과 스토리텔링 수업을 연계하는 시도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장학관은 "우리나라에서도 해리포터 작가처럼 유명한 스토리텔러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수업도 하나의 연출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교사와 학생 모두가 재미있는 수업을 만들어가는 경험을 축적하게 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으로 초등교원까지 스토리텔링 연수를 확대하고, 학생·교사로 구성된 다양한 스토리클럽을 조직하는 등 스토리텔링 교육의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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