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치료비'심리적 위축감...이혼'자살충동도
류마티스 관절염은 30~50대 사이에 주로 발생하며, 발병 후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다. 이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질병을 안고 관리하며 살아가야 하는 환자들에게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 더욱이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은 환자뿐 아니라 주변 가족들의 삶의 질까지도 크게 저하시킬 수 있어 그 심각성은 더하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
무엇보다 치료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높다. 2008년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조사한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치료비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환자도 18%에 달했다.
치료 약물 중 최근에 개발돼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는 생물학적 제제인 TNF억제제의 경우, 질병 초기뿐 아니라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처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TNF억제제는 아직 고가인데다가 건강보험 적용기준 및 기간이 제한돼 처방 및 투여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는 TNF억제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기준이 점차 완화,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TNF억제제에 대한 높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많다.
진단에 필요한 검사는 류마티스 인자와 항CCP 항체 검사다. 특히 항CCP 항체 검사는 초기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훌륭한 진단표지자로 류마티스 인자보다 더 좋은 예후 표지자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있어 다소 비싼 검사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조기진단을 위해 MRI 촬영 등도 이용되고 있다. MRI 촬영은 일반 X-선보다 3배 이상 정확해 뼈 손상이 이미 진행 중이거나 관절 부종, 연골 손상 등을 동반한 활막염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MRI 촬영도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에 적용되는 보험항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환자들이 비싼 검사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국내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 발생 후 진단을 받는 데까지 평균 1.8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08년 대한류마티스학회 조사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공식 진단을 받기 전까지 허비한 비용이 300만원이 넘는 경우가 17.2%(여성만)였으며, 최고 1천만원 이상을 허비했다는 환자도 3%나 됐다. 이는 대부분 민간요법 등의 잘못된 치료에 사용됐다.
◆심리적'사회적 어려움
치료비에 대한 부담은 환자에게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나 심리적 위축감으로 돌아간다. 환자 중 40% 이상이 이런 경험을 호소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원인이 돼 이혼 또는 별거를 경험한 여성은 17.8%, 자녀에게 질환이 유전될까 두려워하는 경우도 73.1%에 달했다. 일상생활에서의 어려움(52.9%), 신체변형에 대한 두려움(72.6%), 미래에 대한 불안감(70.5%) 등으로 우울증을 경험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60.6%에 달했고, 자살충동을 느낀 환자도 22.9%로 나타났다.
게다가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변형등의 외형상의 문제뿐 아니라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이런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환자의 성격적, 심리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도 짐작할 수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정윤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장기간 여러 부분에 걸쳐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질환이므로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여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며 "따라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하루빨리 가까운 류마티스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 생활에 있어서도 문제가 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으로 직장을 잃은 경우가 22.7%, 발병 후 업무효율이 현저히 저하되었다고 답한 경우도 53.7%에 달했다. 이처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가정에서는 물론 직장생활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경험(표 참조)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증상 발생 후에도 진단이 늦어져 치료시기를 놓치고 결국 심각한 장애를 겪게 된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은 환자의 70~80%가 증상 발현 후 2년 이내에 관절 파괴가 나타날 정도로 진행속도가 빠른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초기의 적극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김수용 ksy@msnet.co.kr
도움말=최정윤 교수(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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