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뿌리는 단 하나다. DNA추적 결과 모든 인종은 300만 년 전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동북부에 살았던 '루시'라고 이름 붙여진 한 원인(猿人)의 자손이란 것이 현대 과학의 결론이다. 그렇다면 열등한 인종이나 우등한 인종은 애초부터 없는 것이다. 우생학이 사이비 과학인 이유다. 그 창시자가 진화론의 아버지 찰스 다윈의 고종사촌으로 1911년 오늘 사망한 프랜시스 골턴이다.
왕성한 지식욕의 소유자로 전공인 의학에 갇히지 않고 지리학, 인류학, 기상학, 실험심리학, 지문연구, 통계학 등 다방면을 넘나들었다.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아 생업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이 나오자 본격적으로 우생학 연구를 시작했다. 우생학(eugenics)이란 말은 그가 만들어낸 것이다. 열등한 인간을 단종시켜 인류를 개조하는 것이 우생학의 목표다. 부끄럽게도 케인스, 버나드 쇼, 소설가 H.G 웰스 등 많은 지식인들이 이에 동조했다. 처칠 영국 총리, 윌슨 미국 대통령도 그랬다. 20세기 초 문명사회임을 자부하는 서구 국가에서 '불임법' 같은 반문명적 제도들이 생겨날 수 있었던 토양이다. 히틀러의 유대인 홀로코스트는 사이비과학이 낳은 이런 광기의 극단적 형태였을 뿐이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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