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휘의 교열 斷想] 밀양 신공항

입력 2011-01-17 07:59:45

"그 여자는 이런 때 어떻게 처신해야 자신에게 길미가 돌아오는가를 잘 알고 있었다." "위계질서가 서 있지 않은 군대는 그야말로 뭇따래기에 불과하다." "그 사람 엉너릿손이 어찌나 대단하던지 모두들 혀를 내둘렀다." "매사에 그렇게 시비조니 그와 같은 가납사니는 처음 본다." "그는 상대편의 잘못을 바르집어 냈다."

'길미' '뭇따래기' '엉너릿손' '가납사니' '바르집다'와 같이 우리말에는 성격이나 행동을 나타내는 표현들이 많이 있다. '길미'는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탬이 되는 것, '뭇따래기'는 아무 데도 쓸모없는 어중이떠중이들, '엉너릿손'은 엉너리로 사람을 그럴듯하게 꾀어넘기는 솜씨, '가납사니'는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기 좋아하는 수다스러운 사람, '바르집다'는 숨겨진 일을 들추어내다 라는 뜻이다.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로는 트레바리(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쥐알봉수(잔꾀가 많은 사람을 비웃는 말로서 아주 작은 사람) 어정잡이(겉모양만 꾸미고 실속이 없는 사람) 새줄랑이(소견 없이 방정맞고 경솔한 사람) 앙가발이(자기 잇속을 위하여 남에게 잘 달라붙는 사람) 윤똑똑이(자기만 혼자 잘나고 영악한 체하는 사람) 등이 있다.

또 행동거지를 나타내는 단어로 옴니암니(자질구레한 일까지 좀스럽게 셈하거나 따지는 모양) 해찰(마음에 썩 내키지 아니하여 물건을 부질없이 이것저것 집적거려 해침 또는 그런 행동) 이아치다(거치적거려 방해가 되거나 손실을 입히다) 웅숭깊다(생각이나 뜻이 크고 넓다) 드레지다(사람의 됨됨이가 가볍지 않고 점잖아서 무게가 있다) 생급스럽다(하는 일이나 행동 따위가 뜻밖이고 갑작스럽다) 오줄없다(하는 일이나 태도가 야무지거나 칠칠하지 못하다) 팽패롭다(성질이 까다롭고 별난 데가 있다) 생게망게하다(하는 행동이나 말이 갑작스럽고 터무니없다) 등이 있다.

자신의 성격과 행동이 가까운 가족이나 이웃, 조직 내에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정겨운 우리말을 통해 한번쯤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지난주 한 독자가 편집국으로 찾아와 '2011년 신묘년 토끼해를 맞았다'와 '동남권 신공항' 표기에 대해 지적했다. 신묘년 토끼해는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기에 올해는 2월 3일부터 이같이 표기할 수 있고, 방향 표시는 '남과 북'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남동, 남서, 북동, 북서' 등으로 해야 한다는 요지였다.

'동남권 신공항' 표기는 부산의 해찰 없이 대구를 비롯한 4개 시도가 총력을 기울여 염원대로 신공항이 밀양으로 유치가 확정돼 지역 명칭이 들어간 '밀양 신공항'으로 정해지면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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