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입법과의 전쟁 오로지 국민 편에서 치러
"이곳 국회에 있는 많은 직원들은 국가관이 투철하다고 생각합니다. 드러내진 않지만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으로 뭉쳐 있지요. 해마다 치르는 입법과의 전쟁에서 우리는 오로지 국민 편입니다. 사리사욕도, 이해관계도, 정치적 계산도 없으니까요."
성석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올 초 승진했다. 동기들 중 가장 빠르다. 만나보니 털털했고 말에 군더더기가 없었다. 그러면서 '남 가슴 아프게 하지 말고, 상대방이 내 가슴 아프게 하지 말자'는 주의(主義)랬다. 그만큼 진중하자는 뜻일 것이다.
제8회 입법고시로 국회에 들어온 그는 입법조사국, 보건사회위원회를 거쳐 의사국 의안계장과 의사계장을 거쳤다. 환경노동위 입법조사관, 러시아 주재관을 거쳐 농림해양수산위, 국회도서관, 건설교통위, 의정연수원장, 국토해양위 등을 두루 거쳤다. 일복을 타고 난 사람이었다. "팔자가 센가 봐요, 남들 한 번 움직일 때 세 번씩 움직인 셈이니…." 바빴던 지난 날이 싫지 않은 눈치다.
"지난해 8월 제주도특별자치도 추진단장으로 파견됐어요. 모두가 '유배'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여겼죠. 권오을 사무총장도 현장감각을 익히고 돌아오라고 했고, 저도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막상 주민과 직접 만나 이야기하다보니 국민을 위한다는 공무원이 현실과 얼마나 멀리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현장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1998년 12월 노동3법 개정 때를 회고했다. "당시 이긍규 상임위원장, 진영 장관, 이해찬 정책위의장 등이 라운드테이블에 앉아 일주일을 버티며 의견을 조율했습니다. 의견을 내고 반박하고 재반박하고 조율하고…. '가장 치열했던 순간이 아니었나'하는 기억입니다." 노동운동의 큰 전환점에 성 위원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요즘 독서삼매경이다. 외통위에 왔으니 관련 지식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단다. 남북문제를 비롯해 한·미, 한·EU FTA, 통일세, 외교아카데미 등 현안이 산더미이기 때문이다.
외통위는 처음이기 때문에 참 힘들겠다고 물었다. "행정은 기본적인 골격이 있어요. 법률·예산 마인드를 가지고 정책 수립과 평과 과정을 알면 그 속에 내용물만 바뀔 뿐 비슷합니다. 그 내용물이 화학적 물리적 작용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투입되는 내용물만 잡으면 문제가 없어요. 새로운 것에 대한 낯설음이 있지만 그게 자극이죠."
그는 상주의 교통안전공단 안전운전체험연구센터가 잘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해 했다. 자신이 신경 많이 썼다며 "고향에 관련된 안건이 올라오면 한 번 더 보게 되고, 잘 하고 싶고, 다 그렇지 않나요?"라고 했다. 성 위원은 상주시 오서면 삼포리 출신으로 배문고,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나왔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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