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성분석 기술이면 고객 마음도 훔칠 수 있죠" 미디어 콘텐츠 기업 (주)GRS

입력 2011-01-14 07:31:30

종합 미디어 콘텐츠 기업인 ㈜GRS가 음성분석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콜센터 품질 관리 시스템인 CCQA시스템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msnet.co.kr
종합 미디어 콘텐츠 기업인 ㈜GRS가 음성분석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콜센터 품질 관리 시스템인 CCQA시스템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msnet.co.kr

'한 길 사람 속을 알고 싶습니까?'

13일 오전 11시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안 ㈜GRS. 큐 사인이 떨어지자 회의실 대형 벽면은 금세 막대, 꺾은선 등 다양한 그래프로 채워졌다. 사무실 양 옆에 설치된 스피커에선 쉴 새 없이 두 여성의 대화가 흘러 나왔다. 휴대전화 콜 센터 상담원과 요금에 불만을 가진 고객과의 실제 대화 상황. 말이 오갈 때마다 그래프가 실시간 움직였다. 감정, 이성, 망설임, 스트레스 등 17가지 감정요소를 나타내는 값들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말해주고 있는 것.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민원인이 불만을 쏟을 때면 그래프 수치값은 기준치를 초과했고 콜 위험도, 스트레스 분도 게이지도 함께 상승했다. 5분여 간 전화 통화를 마친 뒤 통화시간 내 기록된 데이터 값은 자동 저장되고 관리자에게 전달됐다. 종합 미디어 콘텐츠 기업인 ㈜GRS가 음성분석핵심기술을 기반으로 해 개발한 CCQA(콜센터 품질 관리 시스템)의 시연 장면이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다.

CCQA를 한마디로 정의 한다면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시스템'이다. 화자의 두뇌 활동 결과물인 말과 음성에 내재돼 있는 감정 요소를 추출해 분석하는 이스라엘의 계층형 음성분석기술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CCQA를 활용하면 콜 센터에서 고객과 상담원의 대화 중 고객이 갖고 있는 분노, 스트레스, 흥분 등 17가지 감정지표를 측정할 수 있다. 고객의 속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며 맞춤형 상담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제품이라는 것.

권구 ㈜GRS 대표는 "CCQA는 테스트 결과 기존 거짓말 탐지기와 비교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말의 언어적 내용 이면에 숨어 있는 의도를 파악함으로써 말의 진위도 및 화자 감정상태를 감지할 수 있어 맞춤형 상담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상담 도중 상위 레벨의 개입 여지를 열어준 점도 높이 평가를 받고 있다. 위험도가 높은 상담이 진행될 때 관리자 화면에 경고 등이 표시되는 등 상담원이 아닌 관리자가 직접 끼어들어 조치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언제든지 고객 및 상담원의 상담 당시 감정 상태를 더욱 자세히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고객의 대화를 2초 단위로(한 문장을 말하는 시간) 잘라 분석, '어떤 부분에서 고객이 분노, 스트레스, 흥분 상태를 보였는지 전체적으로 감정 상태가 완화된 상태로 상담이 종료되었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체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상담 서비스 질적 평가를 가능케 해 상담원 인사 관리 프로그램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특히 시스템 안에 포함돼 있는 '러닝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전체 상담의 질적 평가 능력도 제고할 수 있다. 문제콜, 성공콜 등이 자동적으로 분류돼 수치화 되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CCQA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상담원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바로 중간에서 슈퍼바이저가 고객의 불만 사항을 처리할 수 있다"며 "조직에 반감의 싹을 키우고 급기야 해약 또는 클레임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불미스러운 상황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궁무진한 사업 영역

코어(핵심) 기술은 매 한 가지다. '어떤 옷을 입히느냐'에 따라 사업 영역은 무한정 확장된다. 말이 곧 사고라는 등식은 결국 마케팅의 최종 목표로 사회전반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기 때문이다. CCQA의 태생도 기초적인 물음에서 시작됐다.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까지 고객과의 접점 포인트로 콜·컨텍 센터 운영을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정작 양적 팽창 속에 알맹이는 없다는 고민이 출발선이었다.

기술은 성장동력으로 작용했다.

현재 GRS는 CCQA외에도 핵심 기술인 계층형 음석분석기술을 응용해 개인용 거짓말 탐지기(7th-Sense)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개인용 거짓말 탐지기는 일상생활 속에 첨단 과학을 기반으로 한 제7의 감각을 부여해 수많은 대인관계 안에서 의사결정 과정을 도와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계층형 음석분석기술은 공항 검색대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5월 출시를 앞둔 블루 스카이 보안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한 길 사람 속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입국 목적'을 묻는 물음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해 의심되는 입국자들을 가릴수 있다. 한 해 2천500만 명 이상 드나드는 인천공항에 정부의 확대 계획안까지 마련돼 블루 스카이는 이후 날개를 달 전망이다.

특히 음성분석기술은 의료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인성 치매, 자폐, 우울증 등 제일 먼저 언어와 동반된 감정 요소를 추출할 수 있다. 동시에 환자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차도를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병의 경과와 예측까지 병행할 수 있다. 권 대표는 "사업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좋은 기업보다는 작게 성장하되 지속적인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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