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음악 통해 발달장애아동 돕는 클라리네티스트 김헌일 씨와 가족

입력 2011-01-12 10:02:27

"제 연주는 나눔 위한 밑거름…당당하게 돈 많이 내라고 말할 수 있죠\

김헌일 클라리네티스트가 자신의 집에서 아내 송미란 씨와 딸 예리와 함께 연주시험을 보이고 있다. 큰 딸은 미국 가 있어 함께 하지 못했다.
김헌일 클라리네티스트가 자신의 집에서 아내 송미란 씨와 딸 예리와 함께 연주시험을 보이고 있다. 큰 딸은 미국 가 있어 함께 하지 못했다.

"봉투에 돈 많이 넣어주세요. 발달장애 아동들을 위해 쓰일 겁니다."

지난해 12월 23일 돋움공동체 초청, 발달장애우를 위한 클라리넷 연주회를 연 클라리네티스트 김헌일(46) 씨가 무대 위에서 돈 얘기를 당당하게 관객들에게 했다. 입이 부르트도록 캐럴, 브루허 트리오, 글링카 트리오 등 다양한 독주 및 협연을 펼친 그는 그날의 연주로 인해 발달장애우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연말연시만 되면 항상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 음악회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2년 전에는 미국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예비학교에 재학중인 큰딸 주리(15)와 함께 발달장애우를 위한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이때 딸은 플루트를 연주하고, 아빠는 클라리넷을 연주해 관객들의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음악회 제목도 '아빠랑 주리랑'.

그는 현재까지 4회의 돋움 연주회를 비롯해서 수차례 자선음악회를 개최했다. 올해도 1, 2회의 자선 음악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연주회 수익금은 전액 발달장애우를 위해 쓰여질 예정이다.

"진정한 사랑은 나눔에서 시작됩니다. 받는 기쁨보단 나누어 줄 수 있는 기쁨이 더 큽니다. 우리들의 작은 정성은 장애우들에게 웃음과 희망이 됩니다." 클라리넷 연주뿐 아니라 지휘자로서도 활약하고 있는 그는 봉사음악회 및 연주회를 열 때마다 이런 마음으로 준비하는 자세를 다시 한번 다잡는다.

그래도 힘이 빠질 때는 그의 스승인 독일의 게오르그 체레츠케 베를린 음대 교수의 말을 떠올린다. "넌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음색을 가진 클라리넷 연주자니까 어디서든 자신있게 해."

이런 음악봉사자 김 씨가 태어난 가정 역시 음악가 출신이 많다. 부친은 대구예음찬양음악신학교 학장이며 모친은 피아노 교사, 누나는 피아노, 동생도 플루트 전공이다. 그가 꾸린 가정 역시 축복을 많이 받았다. 첫째 딸 주리는 자신과 함께 연주할 정도로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발레리나와 사업가를 꿈꾸는 둘째 딸(동도초교 4년) 예리도 아빠의 연주회 등 봉사활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내 복도 받았다. '내조의 여왕'이란 별명을 가진 부인 송미란(40) 씨는 독일 유학 때 만난 독일 교포 2세로 베를린공대(TU)에서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전공하였고 한국어, 라틴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한 인재다. 또 그의 연주회가 있을 때마다 주위 분들을 중심으로 물심양면으로 후원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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