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지역 일부 경찰 간부들이 수시로 도예촌을 찾아가 고가의 도자기를 선물로 받거나 헐값에 구입해 말썽이다. 심지어 서장 취'이임이나 상급 기관 감사 등 일이 있을 때마다 도자기 선물을 은근히 강요까지 해왔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선물도 있겠지만 감사나 승진 선물이라며 공짜나 다름없이 도자기를 챙긴다는 것은 경찰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말해준다. "싼값에 도자기 구하려면 아는 경찰관을 통하면 된다"는 말이 문경에서 공공연히 떠돌 정도라면 그 폐해가 어떤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심각한 것은 일각에서 이를 관행으로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현직 서장은 "인사차 방문해 작품 한 점 받았다고 해서 민폐를 끼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이런 부적절한 관행은 경찰행동강령 위반은 제쳐 두고라도 공직자들의 공짜 근성이 도를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말이 좋아 선물이지 수탈이나 다를 게 뭔가. 관행이라는 미명 하에 여기저기 손을 벌리고도 흔히 있는 일로 여긴다는 것은 경찰의 윤리 의식이 어느 수준인지 증명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지역민들로부터 지탄받을 일을 한 게 어디 공짜 도자기뿐일까.
현재 전직 경찰 수뇌부와 현직 서장들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고 있다. 공직자들이 비리에 연루돼 처벌받고 망신당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이런 공짜 근성과 관행 아닌 관행에 양심이 마비되고 무감각해지면서 빚어진 결과다.
문경 경찰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매일신문 보도 이후 상급 기관이 조사에 나서자 관련자들은 도예인들에게 "좋게 말해 달라"는 등 입막음까지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당국은 일부 간부들이 공직자윤리를 위반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단호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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