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건설 현장 식당 운영 업자로부터 운영권 알선, 인사 청탁 등과 관련해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몇몇 전현직 경찰 최고위 간부들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 등은 이미 출국 금지 조치됐고, 울산'광주경찰청장 등 현직 고위 간부들도 곧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본인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언론에서는 '함바집 게이트'니 '제2의 윤상림 게이트'니 하며 벌써부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의혹이 과연 사실인지 아니면 헛소문인지 검찰 조사가 본격화되면 명백히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공직자로서 그것도 경찰 최고위직에 오른 사람들이 '검은 커넥션'의 구설수에 오르내린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공직자로서 어떻게 처신했기에 이런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얼마 전에도 차관급 고위 공직자를 포함한 중앙'지자체 공무원들과 공기업 임직원들이 근무 시간 중 카지노에서 도박하다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공직 기강이 이렇게까지 형편없이 흐트러진 데 대해 국민들은 허탈감과 함께 분노마저 느낀다.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거나 인사 청탁으로 말썽이 된 게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일이 터질 때마다 경찰은 내부 비리 개혁을 외쳐왔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경찰 개혁'이라는 구호가 시늉에 불과했다는 말이다. 조그만 실수에도 가차없이 처벌받으며 묵묵히 직무에 최선을 다하는 일선 경찰관들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겠나. 윗물은 구정물인데 늘 아랫물이 맑기를 바라는 꼴이다.
더욱 기가 차는 것은 검찰의 칼끝이 전현직 경찰 수뇌부로 향하자 경찰 내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수사 배경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비리를 밝히는 것이 어떻게 검'경 헤게모니 싸움과 동일선상에 놓일 수 있는지 국민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 최고위 경찰 간부들이 재직 시 이런저런 청탁에 금품을 받았다면 이는 명백히 독직이자 범죄다. 이런 비리 조사를 경찰 수사권 독립과 연계시키는 것은 터무니없는 발상이다.
검찰은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국민 앞에 하나도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 업자에게 금품을 받거나 인사 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흐트러진 공직 기강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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