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상대는 서울의 커리어" 메지스 장현미 수석디자이너

입력 2011-01-08 07:18:15

중년복 시장성 한계에 직면 30,40대 겨냥 이미지 변신

오랫동안 대구 패션계는 '마담 정장'이라 불리는 50, 60대 타깃의 중년 여성복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성에 한계가 왔다. 5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하던 프리밸런스는 2005년 과감하게 세컨드 브랜드 '메지스'(MEZIS)를 내놓았다. 30대 중반부터 40대를 겨냥한 이 브랜드는 올겨울, 프리밸런스의 매출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이를 보는 수석디자이너 장현미 씨의 감회는 남달랐다.

"처음 브랜드를 론칭했을 때 1년을 못 버틸 거라 장담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그만큼 위험 부담이 컸죠."

30대 중·후반 들어 여성들은 서서히 살이 찌기 시작한다. 하지만 펑퍼짐한 옷을 입기는 자존심 상한다. 이런 여성들을 위해 메지스는 몸매를 가려주면서도 날씬해 보이는 선을 제안했고, 이는 패션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다. 커리어 여성복과 캐릭터 사이 틈새 시장에 자리를 잡은 메지스는 순항 중이다.

장 씨는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것을 아이 키우는 것에 비유했다.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어요. 생후 1년 된 아이에게 모든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하듯 패션도 마찬가지에요. 이제 6년차인 만큼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죠."

그는 1990년대 초, 20대 후반의 나이로 브랜드를 론칭하고 백화점에 입점했을 때 패션계의 '막내'였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막내와 다름없다. 그만큼 젊은 패션 디자이너들이 커나가지 못하는 것. '패션도시'를 표방했지만 대구는 젊은 디자이너 육성에 실패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이너에게 디자인 능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마케팅 능력이에요. 작은 로드숍을 하더라도 고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죠. 물론 옷을 잘 만드는 것은 기본이죠."

지금은 지역 백화점의 판도도 크게 바뀌었고, 지역 패션 브랜드의 백화점 유통업계 진입이 힘들어진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 하지만 실력만 있으면 의외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 씨의 조언이다. 다양한 지원책과 해외 진출 기회는 의외로 많다.

메지스는 대구 섬유업체와의 연구개발(R&D) 작업으로 꾸준히 원단을 개발 중이다. 올해 7개의 매장을 20개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중을 기하는 스타일의 영업 전략을 비춰봤을 때 이례적이다.

"우리 경쟁 상대는 서울의 커리어 브랜드입니다. 그 오너들은 70대가 대부분으로, 쟁쟁한 노하우를 갖고 있지요. 그래서 긴장을 놓지 않고 브랜드를 잘 키워나갈 겁니다."

최세정기자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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