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시급하지 않다

입력 2011-01-07 11:00:38

대구시가 신청사 건립 용역 결과를 어제 내놨다. 건립 예산은 최소 1천600여억 원이 들고, 대구시 각 구'군이 추천한 10개 후보지 가운데 현 시청사 및 주차장 터와 달서구 두류정수장이 가장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한다. 대구시청의 사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건 사실이나 여러 여건상 당장 청사 건립을 추진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현재 대구시 본청사의 면적은 2만㎡에도 못 미치는 1만 9천㎡다. 부산시청사의 면적이 11만 9천㎡에 이르고 대구보다 인구가 더 적은 대전과 광주의 경우도 시청사 면적이 각각 7만 8천㎡와 7만 1천㎡나 된다. 이에 따라 6개 건물 3만 3천여㎡에 사무 공간을 분산 배치하다 보니 업무 효율 저하, 시민 이용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사실 대구시는 신청사를 마련할 기회가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대구 도심의 대형 건물이 헐값에 매물로 나와 당시 매입했더라면 불과 수백억 원에 신청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후 대구시는 2005년부터 기획팀까지 구성해 신청사 건립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열악한 대구시 재정 형편상 시급한 사업 현안을 제쳐 두고 청사 건립에 나서기 어려웠다. 게다가 현 청사가 있는 중구가 아니라 다른 구'군으로 청사 이전을 추진할 경우 유치전이 과열되면서 갈등을 유발할 소지도 적잖아 추진이 쉽지 않았다.

만성적 사무 공간 부족에 시달리는 대구시 입장에선 신청사 건립이 시급한 문제다. 하지만 2조 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재정 형편으론 신청사 건립을 후순위로 미룰 수밖에 없다. 또 동남권신공항 건설, 첨단의료복합단지 및 경제자유구역 성공, 연구개발(R&D)특구 지정 등 현안이 산적한 터에 신청사 건립에 매달릴 여유도 없다. 신청사 건립은 지역 현안들이 가닥을 잡은 뒤 추진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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