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롯데마트, 이번엔 '통큰 LA 갈비' 판매

구제역 확산으로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 축산농들이 고사 위기에 몰린 가운데 롯데마트가 6일 미국에서 LA식 갈비를 대량으로 들여와 싸게 팔겠다고 밝혀 축산농과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연말 '통큰 치킨'에 이어 이번엔 소비자들에게 값싼 가격에 축산물을 판매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통큰 LA 갈비'를 판매하기로 해 여론의 도마에 오른 것이다.

롯데마트는 6일자 주요 일간지에 '2011년 새해, 첫 통큰 가격을 선보입니다'란 제목의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 내용은 미국산 냉동 LA식 갈비(100g)를 1천250원에 판매하고 KB카드로 구매하면 20% 더 추가 할인해줘 100g당 1천원의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 LA갈비의 가격이 2천500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롯데마트는 "미국산 LA갈비를 약 250t, 80만 명분을 3개월에 걸쳐 준비했으며 미국 내 HACCP(위해요소 중점 관리 기준) 인증 가공장에서 작업한 갈비만을 공급해 더 믿음직하다"고 밝혔다.

이런 롯데마트의 대대적인 판촉행사에 가뜩이나 깊은 시름에 빠져있던 축산농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농가의 전재산이다시피 하는 한우와 돼지가 살처분 당하면서 정신적 공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 롯데가 이를 기업 영리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에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한우협회는 이날 오후 '또 롯데마트냐, 영세상인 죽이더니 이제 축산농가 죽이기냐'라는 제목의 긴급성명을 냈다. 전국한우협회는 "구제역 확산으로 농가의 시름이 깊어져가는 가운데 롯데마트가 미국산 갈비 판매에 앞장서 구제역으로 도탄에 빠진 한우농가를 사면초가로 몰아넣고 있다"며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롯데마트의 행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질타했다.

협회는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우리 협회는 지난 12월 한우 소비촉진을 위해 여러 대형마트에 한우소비 촉진행사를 지원했고, 그 중 롯데마트도 우리 한우농가가 갹출한 한우자조금으로 판촉행사를 지원받은 바 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했던가"라며 롯데마트 불매운동까지 선언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측은 "이번 행사는 구제역이 발생하기 이전에 주문해 놓은 물량으로, 공교롭게도 국내 구제역 확산시기와 겹쳤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값싼 '통큰 치킨'에 열광했던 시민들조차도 이번 '통큰 LA갈비'에 대해서는 더없이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게시판과 트위터 등에서는 "아무리 돈벌이에 혈안이 됐다고는 하지만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축산농가들의 아픔을 외면한 행동"이라는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홈플러스는 6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산 축산물 소비를 위해 6일부터 12일까지 '우리 축산농가 파이팅' 행사를 열어 최대 50% 할인 행사를 한다고 밝혔으며, 신세계 이마트 역시 이날부터 구제역 확산으로 가격이 오른 한우 등심과 불고기 등을 10∼25% 할인 판매하며 축산농가 돕기에 나섰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