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안전 제일" 우렁찬 함성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은 멀지 않다. 빛은 어둠 속에서 잉태한다. 빛은 깨어 있는 자에게 열려 있다. 미리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아침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잡는다'는 서양 속담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새해에도 어김없이 새 새벽은 밝아왔다. 당신이 잠들어 있을 시간, 짙은 어둠을 뚫고 새벽을 여는 건설현장을 찾았다.
4일 새벽 5시.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강정보 건설현장. 캄캄한 밤하늘 아래 붉은 조명등이 건설현장 곳곳에 여명을 떨치고 있다.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검은 하늘 아래 몰아쳤다. 150여 명의 현장 근로자들이 칼바람을 헤치며 모였다. 어둠을 허물고 빛의 새 집(?)을 건설하기 위해서다.
◆체조로 몸 데우고 안전장구 서로 점검
"안전 제일." 우렁찬 함성이 새벽 공기를 갈랐다. 먼저 음악에 맞춰 체조를 하며 언 몸을 데웠다. 체조 몸짓 하나하나가 맵싸한 새벽바람을 녹였다. 영하의 추위도 이들을 이겨내지 못하는 듯했다. 이어 2인 1조가 되어 개인 안전 보호장구 착용 상태를 서로 점검해 주었다. 10열 종대로 늘어선 근로자들은 서로의 어깨를 주물러 주며 동고동락의 동지애를 나눴다.
"나의 안전은 가정 행복의 초석이다."
새벽을 여는 건설 근로자의 최대 수칙은 안전. '내 몸 지키기 십계명'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근로자들과 함께 새벽을 열고 있는 김종형 현장소장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매일 안전우수근로자에 대한 표창을 실시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재해 없이 목표를 달성하자"고 강조했다. 근로자들은 철근, 목공, 비계 등 직종별 미팅을 마친 후 힘차게 현장 속으로 뛰어갔다. 그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내일의 새벽도 어김없이 오늘과 같으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 만난 천석수(46'철근공) 씨는 "구미에서 출근하기 때문에 새벽같이 일어나는 것이 힘들지만 이제는 이력이 났다"며 "국책사업에 동참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책사업 동참 사명감과 자부심
안병섭(48'안전점검) 씨는 "동료와 동고동락하며 일하다 보니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겠다"며 "각자 맡은 일을 완수했을 때의 보람은 말로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수연(56'목수) 씨는 "올해도 안전사고 없이 열심히 일해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겠다"는 소박한 새해 소망을 밝혔다.
제갈윤(45'철근) 씨는 "동료들과 새벽부터 부대끼며 일하다보니 가족 같은 느낌은 물론이고 상쾌한 기분에 하루하루가 보람차다"고 거들었다. 찬 새벽이지만 사명감 하나로 위대한 탄생을 위해 일하고 있는 이곳 근로자들의 눈빛에는 강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멀리서 들리는 닭 울음소리와 함께 붉은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자 강정보 곳곳이 자태를 드러냈다. 교각과 가동보, 고정보, 소수력발전소 등이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최병습 강정보 건설단장
"건설현장은 새벽에 일찍 작업을 시작해야 정해진 기간 내에 공사를 마칠 수 있습니다." 현장 근로자와 함께 새벽을 열고 있는 최병습(54) 강정보 건설단장으로부터 보 건설 상황을 들어봤다.
-강정보의 현재 진척 상황은.
▶강정보는 강정~성주 9.17㎞로 현재 총 공정률은 62%이고 보 건설은 80%의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4대강 16개 보 중 최상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보 길이 또한 953.5m로 최장이다. 올 12월 준공을 목표로 근로자들과 함께 뛰고 있다.
-어떤 때 보람 느끼나.
▶우리나라는 수자원인 물이 여름철 우기에 집중되고 하천 길이가 짧고 하상 경사가 심해 바다로 쉽게 빠져나간다. 물 가둠 시설을 갖춰야 수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물 부족 현상도 해소할 수 있다. 보 건설은 생태, 생명의 원천인 하천 살리기로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
-앞으로 계획은.
▶강정보는 가야시대의 번영을 상징하는 잔인 '각배'와 가야금, 수레바퀴 등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보 주변에는 지역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공도교', 다양한 어종이 이동할 수 있는 '어도', 물의 선율을 느낄 수 있는 '탄주대' 등 단순한 보의 기능에 조형미를 덧붙인 명품보로 만들어가겠다.
전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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