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오 지음/보리 펴냄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항상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할머니 무릎을 베개 삼아 듣던 옛이야기들이 실종됐다. 20년 넘게 옛이야기를 되살리는 데 앞장서 왔던 저자가 옛이야기 보따리를 다시 풀어놓았다. 저자는 직접 시골 마을을 찾아다니며 노인들에게 살아 있는 이야기를 발굴하고 국문학 자료로 묻힌 채 잊혀 가는 옛이야기를 되살려 다시 써내는 작업을 해왔다.
모든 옛이야기의 특성은 빼앗기고 억눌린 약자들이 반드시 승리한다는 점이다. 사회의 약자일 수밖에 없는 아이들은 약한 자들이 이기는 것을 들으며 큰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경쟁이 생활화되고 정서가 메말라갈수록 '착하고 바보 같고 어딘가 모자란 인물이 잘살았다더라'하고 끝나는 옛이야기가 절실하다는 것. 스트레스 받고 지친 아이들을 가만가만 보듬어주는 것이 옛이야기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옛이야기 112편을 담았다. '은근슬쩍 놀려 주는 이야기' '뚝딱뚝딱 재미있는 우리 도깨비 이야기' '배꼽 빠지게 우스운 이야기'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 등 특성별로 구분했다. 이야기에 앞서 옛이야기를 어떻게 들려줄지에 대한 방법도 소개해두었다. 어깨에 힘을 빼고 조금은 뻔뻔스럽게, 이야기 자체를 즐기면 된다는 것이다. 546쪽, 1만8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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