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제설기 고작 2대…주요도로 이틀째 꽁꽁

입력 2011-01-05 09:50:01

버스 한시간 한대 "폭설 대비 못했다" 시청에 항의 폭발

눈폭탄을 맞은 경북 포항시 동해면 일대 수백 채의 비닐하우스가 폭설에 무너져 내린 가운데 농민들이 남아있는 농작물의 냉해를 막기 위해 덮인 눈을 치우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눈폭탄을 맞은 경북 포항시 동해면 일대 수백 채의 비닐하우스가 폭설에 무너져 내린 가운데 농민들이 남아있는 농작물의 냉해를 막기 위해 덮인 눈을 치우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포항에 평균 28.7cm의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진 3일부터 4일 새벽까지 포항시가 제설 작업에 제설기와 모래살포기를 각각 2대만 갖고 있는 탓에 제설이 늦어져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눈폭탄이 쏟아진 3일 포항시는 남구청과 북구청에 1대씩 각각 보유하고 있던 제설기 2대와 모래살포기 2대를 제설 작업에 동원했다. 덤프트럭 30여 대와 트랙터 80여 대 등 다른 제설장비 160여 대도 작업에 참여했지만 도로 제설 작업에 핵심 장비인 제설기와 모래살포기가 턱없이 부족해 좁은 도로는 물론 4차로 이상의 주요 도로 곳곳이 얼어붙었고 4일 오전 교통대란으로 이어졌다.

포항시에 따르면 대구시 10대를 비롯해 경북도, 경산, 칠곡, 봉화, 구미와 군부대로부터 지원받은 제설기 16대가 포항에 모두 도착한 시각은 눈이 그친 4일 오후 1시쯤이었다. 이날 오후부터 시는 제설기 18대로 제설 작업을 본격화했으며, 그나마 모래살포기는 2대밖에 지원받지 못해 고작 4대가 작업 현장에 투입됐다.

포항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시의 늑장 제설작업과 무방비에 그친 교통대책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항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시간 가량 버스를 기다리다 구룡포행 '200번' 시내버스를 탄 김민정 씨는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버스가 상정굴다리 밑에서 고립됐으나 포항시 남구청 어느 부서도 전화를 받지 않아 몇 시간을 버스 속에서 불안에 떨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희원 씨는 "해도동과 송도동은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차량 통행이 어렵다. 정작 도로 제설작업을 해야 할 남구청 교통관리과 직원들은 4일 아침 도로 작업은커녕 자신들의 사무실 앞 눈치우기에 바빴다"며 항의했다. 이문환 씨는 "폭설예보가 있었는데도 제설에 대한 대비가 극히 부족했고 버스마저도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다닐 정도로 시민 교통수단에 대해 시는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4일부터 각종 제설장비 290여 대를 동원해 공무원과 군인, 주민 등 1천600여 명이 제설작업을 하고 있으나 때 아닌 폭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명했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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