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지식인인체 하기 제일 좋은 방법은? '지하철에서 고급정론지인 르몽드(Le Monde'세계라는 뜻)를 읽어라'는게 정답이다.
르몽드의 역사에서 위베르 뵈브메리(1902~1989)를 빼놓을 수 없다. 1902년 오늘, 파리에서 태어난 뵈브메리는 1930년대에 '르탕'지의 프라하 특파원을 지내다 전쟁중 레지스탕스에 가담했다. 전후 드골 대통령에게서 민족적인 자유언론지를 창간해달라는 제안을 받고서 1944년 르몽드를 창간했다.
관제언론처럼 출발했지만 곧바로 드골 정부와 대립하기 시작했다. 1969년까지 편집국장을 지내고 죽을때까지 편집에 관여했던 그는 정부의 인도차이나, 알제리 식민지 정책에 반대하다 신문값 인상 금지, 예비검열 등의 고난을 겪었지만 진보적인 논조를 고수했다. 남녀관계를 빗댄 그의 언론관이 유명하다. "연애를 오래 하려면 접촉감과 거리감을 알맞게 배분해야 한다." 자본이나 권력과 적절하게 밀고 당겨야 한다는 얘기다.
르몽드는 '언론의 교과서'로 불렸지만 경영에는 완전 실패했다. 지난해 좌파 컨소시엄에 매각돼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이상과 현실은 그만큼 괴리가 큰 모양이다.
박병선(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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