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환자발생 적어…정부서 대부분 수거, 대학병원까지 왕래
신종플루를 비롯한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대유행 단계로 접어들었지만 대구 지역 약국은 치료약인 타미플루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약국과 말다툼을 벌이거나 대학병원으로 옮겨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
대구지역의 12월 중순 기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인구 10만 명당 환자)은 8.42명으로 유행단계인 2.9명을 훌쩍 넘어섰다. 수도권 및 호남은 20명선, 전국 평균은 14.6명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에 이어 전북에서도 신종플루 감염 여학생이 3일 숨졌다. 전북 장수 모 여중의 윤모 양은 타미플루 처방을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앞서 경기도 가평에 사는 조모 씨도 지난달 25일 감기증상으로 신종플루 확진을 받은 뒤 29일 숨졌다.
이달 1일 아이가 고열과 기침에 시달려 한 아동전문병원을 찾았던 A씨는 간이검사를 통해 신종플루 양성 판정이 난 뒤 타미플루 처방을 받았다. A씨는 "병원 아래 약국에서는 약이 다 떨어졌다며 다른 약국에 가보라고 했다"며 "연휴에 어느 약국이 문을 열고 어디서 타미플루를 구할 수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약국 측은 "지난해 정부가 타미플루를 수거해간 뒤 우리는 도매상을 통해 일부 물량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마저 소진됐다"며 "다른 약국에도 타미플루는 없다"고 밝혔다.
대구시 약사회 김건식 홍보이사는 "회원 약국 대부분이 타미플루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신종플루 환자가 거의 없었고 약의 유효 기간이 1년에 불과해 약국들이 비교적 고가인 타미플루를 사들인 뒤 팔리지 않을 경우 버려야 하는 부담 때문에 확보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병의원에서 간이검사(신속항원검사)로 신종플루 양성 판정을 받은 뒤에도 약을 구하지 못해 다시 대학병원까지 찾아가거나 비싼 확진검사를 받고 난 뒤에 약을 처방받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도 초기 의심 증상이 있으면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나 리렌자를 처방하고 의료기관이 불필요한 검사를 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감염내과 권현희 교수는 "현재 계절형 독감은 크게 두 가지가 유행하고 있는데, 환자의 85%가량은 신종플루 즉 '2009년형 인플루엔자A'(H1N1)이고, 나머지는 다른 인플루엔자A(H3N2)"라며 "이들 모두 타미플루 처방을 내리고 있다"고 했다.
권 교수는 또 "독감 환자 10명 중 2명꼴로 개원가에서 간이검사를 통해 양성 판정을 받고 오는데 이런 경우 굳이 환자가 확진을 원하지 않는다면 10만~15만원에 이르는 별도 검사 없이 타미플루 처방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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