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지하상가 재계약 논란…재임차 상인들 반발

관리공단, 연장계약 우선권 임차인에…"실제 영업중인 상인들 권리 인정해

5일 대구 중구 대신동 대신지하도상가 임차 재계약을 앞두고 재계약권을 쥔 대구시설관리공단이 임차인들에게 점포 연장계약 우선권을 주면서 임차인들로부터 상가를 다시 임차받아 장사해 온 재임차인(전차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시설관리공단 측은 신규계약이 아닌 재계약이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임차인이 우선 계약권을 가진다는 입장이지만 재임차인들은 직접 장사를 해 온 상인들에게 우선적으로 계약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85년 330개 점포가 개설된 대신지하도상가는 20년간 무상임대 기간을 거쳐 2005년부터 5년간 유상 임대를 했고 시설 노후화로 지난해 11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 후 2011년 3월부터 재임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리모델링 사업을 2013년 이후로 연기하면서 시설공단은 다음달부터 2014년 1월 말까지 기존 임차인을 대상으로 임대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재임차인 40여 명은 3일 대구시와 시설공단을 방문해 실제 점포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이 재계약 우선 대상자가 돼야 한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5년간 지하상가에서 장사해 온 K(39·여) 씨는 "기존 임차인들에게 25년씩이나 임대를 해줬으면 이제는 실제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330개 점포 중 임차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은 188개며 나머지 142개 점포는 임차인으로부터 다시 임대를 받은 상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설관리공단 김수동 시설운영본부장은 "신규 계약이 아닌 재계약이기 때문에 기존 계약자인 임차인과 우선 계약을 하는 것이 내부 방침이다"며 "임차인들이 계약을 포기한다면 2순위로 재임차인과 계약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15년간 지하상가에서 재임차인으로 장사를 한 K(56·여) 씨는 "직접 장사를 하면서 공단 측에 관리비를 내 온 재임차인에게 계약 우선권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월세만 받는 임차인들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과연 맞느냐"고 호소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