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대구 북구지역 '마당발 봉사자' 조남숙 씨

입력 2011-01-04 10:16:31

"함께할 이웃이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내가 아닌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작으나마 보탬이 되려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지역에서 '마당발 봉사자'로 알려진 조남숙(53) 씨. 그녀는 봉사를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대구 토박이로 북구에서만 줄곧 살아온 그녀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어김없이 책상 달력을 보며 봉사 일감을 체크한 뒤 집을 나선다.

북구청과 북구자원봉사센터가 연계해 운영하는 산격4동주민센터 내 자원봉사 동캠프가 그녀의 봉사 놀이터다. 여기서 그녀는 인맥을 활용한 자원봉사자 모집은 물론 봉사를 필요로 하는 곳과 봉사인력 연계 지원, 봉사자 할인가맹점 확보 등 모든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신조입니다."

6남매 중 넷째로 자라 형제들의 중간 역할을 잘했다는 그녀는 중학교 시절부터 '마당발'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MRA(도덕재무장)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봉사에 대한 싹을 틔웠다.

"사실 우리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녹색어머니 회장을 하면서 본격적인 봉사를 시작했어요. 산격3동 어머니경찰 회장도 겸했고요."

녹색어머니 활동을 9년간 해왔던 그녀는 아들이 성광고에 들어가면서 3년간 가족봉사단인 '샤프론'을 이끌었다. 샤프론 총단장으로 지체장애인시설인 안식원과 결연을 맺어 지속적인 봉사를 펴온 그녀는 가정종합복지관 홀몸노인 생신상 차려드리기와 겨울방학 때 음성 꽃동네 및 소록도병원을 찾는 등 왕성한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그녀의 왕성한 봉사활동으로 성광고샤프론은 2009년 새마을협회 주최 자원봉사대회에서 그린상을 수상했고, 작년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주최 전국자원봉사대축제에서 고등부 최우수상인 꿈나무상을 받는 영예로 이어졌다.

그녀는 또 샤프론 활동을 하면서 학생에게 1인 1봉사 마일리지통장을 만들게 하는 데도 앞장섰다. 성광중·고등학교와 성화중학교의 학교장을 설득해 3개 학교 전교생에게 봉사통장을 모두 갖도록 했던 것.

그녀의 외동 아들 전상민 씨는 대구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이다. 아들이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그녀는 소록도를 비롯해 안식원 등 봉사현장마다 데리고 다녔다. 이런 아들은 대학진학 전까지 400시간 봉사를 했고 제7회 전국자원봉사대회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그녀는 성광고 샤프론 활동을 하던 중 만난 소록도 할머니와 3년째 애틋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소록도 할머니와 대구교도소 수용자인 할머니 아들과의 중간에서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할머니의 근황을 아들에게 전해주고 아들의 수용생활 소식을 할머니에게 전해주는 일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에는 교도소에 있는 할머니 아들이 면회 간 저에게 손수 만든 예쁜 성탄카드를 만들어 건네주는 게 아니겠어요. 카드를 읽으며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몰라요. 구구절절 고맙다는 마음이 알알이 적혀 있었거든요."

그녀는 또 작년 8월 샤프론 봉사단을 졸업한 대학생들로 구성된 '파이오니어 봉사단'을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창단했다. 지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이달 19일 3박 4일 일정으로 대학생들과 함께 소록도 봉사를 떠난다.

이 같은 봉사로 그녀는 작년에 대구시 북구자원봉사자대회에서 표창장을 받았고, 2009년엔 대구시 자원봉사 체험사례 공모전에서 대구시장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체계적인 봉사를 위해 이달 초에 가족봉사단을 창단한다고 했다. 이미 참여자 구성은 마쳤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봉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또 그녀는 북구청과 북구자원봉사센터가 작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고생 헌 교복 물려주기 운동도 책임지고 있다.

"사실 봉사를 하면서 나보다 약하고 힘든 상황인 사람을 도운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받는 것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순수한 사랑과 감사함, 그리고 나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 하는 것입니다."

그녀는 봉사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가 더욱 행복이 넘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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