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대구에서는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라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정부는 올해를 '대구방문의 해'로 지정했다. 각종 문화행사가 연중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시는 국내외 관광객 200만 명 대구 방문을 목표로 잡았다. 부가가치는 2천187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대구시는 '대구방문의 해'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첫 페이지에 4대 이벤트로 세계육상대회와 뮤지컬도시, 의료관광, 골목길투어 등을 간판 아이템으로 배치했다. 대구를 알리는 간판 상품이라는 뜻일 게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선정된 것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되어 있다.
그 아래 항목에는 대구에서 1년간 펼쳐질 각종 경제 행사와 문화 행사 등을 배치해 두었다. 결국 200만 명 관광객 유치의 성패가 세계육상대회라는 국제적인 이벤트와 함께 경제활동과 각종 문화 상품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노력의 현장에서 한 꺼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우려대로(?) 소리만 요란하지 잘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탓이다. 관공서와 시민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기대도 안 한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잘 안 되고 있다면 문제가 아닌가?
시선을 일단 문화 쪽에만 모아보자. 대구시의 문화 정책, 특히 공연과 전시 분야에 대한 수립과 집행은 대구시와 대구문화재단으로 '불안정하게' 이원화되어 있는 구조다. 그래선지 시는 시대로 문화재단은 재단대로 서로 각자 알아서 움직이고 있다. 따로 떼어 놓고 보면 크게 잘못됐다고 하기 어렵지만 두 기관을 함께 보고 있으면 생각이 달라진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하는 이유라도 있을까? 서로가 하는 일을 왜 수면 위로 올라오고 나서야 알게 될까? 앞에서 예로 든 대구방문의 해 홈페이지 첫 장면에 나오는 네 가지에 대해서는 물론 문화재단으로서는 알 바가 아니다.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물론 대구시에서 상의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대구의 이름을 앞에 달고 있는 문화재단인데.
같은 논리로 문화재단이 하는 일도 시에서 알 바가 아닌 것일까? 문화재단의 역점사업인 '대구 10대 문화 브랜드'를 살펴보자. 연간 수억원씩 예산을 투입한다는, 대구문화재단이 정해 놓은 10대 문화브랜드는 ▷왈츠로 행복한 도시 ▷옛 골목은 살아있다 ▷창작패션의 도시 ▷서정시 읽는 도시 ▷청년합창의 도시▷영상예술의 도시 ▷인디밴드의 도시(계획 중) ▷소극장의 도시(계획 중) ▷아시아 미술의 도시(계획 중) ▷야외 뮤지컬의 도시(계획 중) 등이다.
하지만 이 10개의 사업이 선정된 경로나 배경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시청에서도 잘 모른다. 생소한 것도 눈에 띈다. 뜬금없다는 비판도 없지는 않다. 그러고도 대구의 10대 문화 브랜드라고 한다. 시청에서도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일을 일반 시민들이 알 리는 더더욱 없다.
만약에 시청과 문화재단이 이런 일에 머리를 맞대고, 여기에 유관기관들까지 지혜를 모아 10대 브랜드 선정에 함께 고민하고 대구를 찾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문화행사에 고민을 함께했다면 시간과 행정력 낭비가 될까? 오히려 손님 한 사람이 올 것을 열 사람, 백 사람이 오도록 만드는 효과를 보지는 않을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지 않은가? 시민들은 역사적인 기회를 맞아 하나로 힘을 합칠 준비가 되어 있는데 현실은 왜 이럴까?
이동관(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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