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특별 처방전] 내 몸에게 보내는 연하장

입력 2011-01-03 08:21:11

젊었을 때는 잘 몰랐는데 나이가 든 요즘에는 새해에 받는 연하장 만큼 반가운 손님이 없다. 최근에는 이메일이 흔하게 사용돼서 그런지 연하장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이 적어졌다. 아마도 연하장 보내는 풍습도 사라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우리 나이가 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긴 친구들의 소식을 접하기도 하므로 한 해를 건강하게 잘 보내라는 연하장의 인사가 친구의 안부도 대변해주기에 참 반갑게 다가온다.

우리가 아는 연하장은 스승·부모·친척·친지 등을 직접 찾아가 인사드려야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에 아랫사람을 시켜 문안의 서찰을 보내는데서 유래가 시작됐다고 한다. 연하장에는 신년을 축하하고, 오랫동안 연락이 없었던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더욱 사이좋게 지내자는 의미의 내용을 담곤 한다.

올해에는 조금 특별한 연하장을 작성해보고자 한다. 바로 나 자신, 즉 내 건강을 책임져주는 몸에게 보내는 연하장이다. 생각해보면 주변지인들에게는 연하장을 보내고 친척지간에는 새해에 만나 직접 문안 인사도 드리곤 한다.

그러나 우리 몸에게는 제대로 된 새해인사도 하지 못한 채 한 해를 맞이한다. 더욱이 명절증후군까지 겹치게 되면 우리의 몸은 새해부터 혹사를 당하곤 한다. 몸이 꼭 아파서 신호를 보낸 뒤에야 비로소 진단을 하고 치료를 받는 등 부산을 떤다. 자신의 마음에 띄우는 편지도 좋지만 한 번쯤 우리 삶을 지탱하고 유지하는 몸에게 짤막한 연하장을 보내보자.

'나의 오랜 친구, ○○의 몸에게.

지난 일 년 나와 함께 동행해줘서 고마워. 내가 여러 가지 일을 해낼 수 있게 늘 움직여줘서 고마워. 가끔은 과욕도 부려서 너를 고려하지 않은 채 혹사시키기도 하였는데 앞으로는 조심할게.

그래도 네가 "그러면 안 돼"하고 몸살이라도 나게 해서 나를 쉬게 해주었기에 무사히 한 해를 보낸 것 같아. 특히 유난히 더웠던 한 해인 만큼 너의 동행이 참 고마웠단다.

밝아오는 2011년에는 나도 너와 많은 소통을 할 수 있게끔 노력할게. 아팠던 허리를 위해서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운동을 열심히 할게. 식단조절도 잘해 성인병 예방과 날씬한 몸매를 만들테니 올 한 해도 잘 부탁한다.

2011년, 우리 모두의 소중한 몸이 건강한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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