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대구경북은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 먹고살 거리가 없어 사람들이 떠나가는 지역으로 머물 수는 없다. 체념하기보다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지혜와 땀을 모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 대구경북에 일기 시작한 희망의 불씨를 다시 되살려야 한다. 희망의 불은 그저 타오르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의 땀과 정성으로 불씨를 살려야 한다. 불씨를 살리는 일도 우리의 몫이며 불씨를 지켜내는 것도 우리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이다. 결실은 말로 이뤄지지 않는다. 행동과 실천이 없고서는 장밋빛 계획도 결국은 수포로 돌아갈 뿐이다. 새해 대구경북이 풀어야 할 과제는 수두룩하다. 모두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의 모든 역량을 모아야 가능한 일들이다. 희망의 불씨가 사라지지 않도록 대구경북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
올 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대구에서 열리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다. 전 세계 70억 명이 TV를 통해 경기를 관람할 것이 예상된다. 직간접 경제유발효과도 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이지만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경기장 관람에서부터 자원봉사, 거리 질서 확립 등 시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주경기장과 선수촌 숙박 시설 등의 철저한 재점검과 다양한 홍보 전략도 필요하다. 역대 어느 대회보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어렵게 치른 국제 대회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세계 속의 대구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되도록 대구 시민 모두가 정성을 보태야 한다.
신공항 건설은 대구경북의 최대 현안이다. 정부는 올 3월 입지 선정을 확언했으나 그동안 세 차례나 미룬 전례를 볼 때 신공항 건설과 입지 선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정부의 제4차 공항 개발 중장기 종합 계획에도 빠졌다. 다행히 국토해양부가 4차 계획 고시를 올해로 미뤄 한 줄기 희망은 살아 있다. 신공항 건설에는 하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지역민의 숙원이 걸려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남권신공항은 중앙정부와 수도권 사람들의 관심과는 거리가 멀다. 밀양과 가덕도로 갈라진 지역 갈등을 이유로 자칫 물거품이 될 우려 또한 적지 않다. 지역 정치권과 자치단체는 물론 지역민이 다 함께 힘을 모으지 않고선 쉽게 이뤄질 일이 아니다.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를 비롯한 지역 단체장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걸고 신공항 건설에 나서야 한다. 결연한 각오 없이 눈치나 살피고서는 중앙정부의 설득은 물론 결정을 얻어낼 수 없다. 말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신공항 유치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지난해 말부터 확산된 구제역의 조기 종식도 시급하다. 가축 전염병을 대상으로 사상 처음 중앙재난대책본부가 꾸려졌지만 아직 원인 규명이나 경로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대응 체계의 문제로 전국에 퍼진 구제역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 축산 기반은 회복 불능에 빠질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비상한 노력도 요구된다. 먹고살 거리가 없으면 사람들이 떠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당장은 물론 50년 100년 후 대구경북이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역이 목을 매는 대기업의 유치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대기업을 위해 대구시가 따로 떼어 놓은 산업단지 부지는 아직 채워지지 않고 있다. 내륙도시의 취약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고는 대기업이 들어오길 기대할 수 없다.
대구경북에 희망을 가져다준 첨단의료복합단지의 결실을 위한 준비도 알차야 한다. 명실상부한 의료산업 중심지가 되려면 국내외 의료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챙겨야 한다. 우선 땅값이 싸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분양가 지원 예산은 빠졌다. 정치권과 자치단체가 앞으로 지역이 먹고살아야 할 일에 게을리한 탓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사업도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의 구조조정에서 지역의 세 지구가 살아났다고 미래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자유구역 지정 이후 아직 부진한 외자 유치 실적은 우리의 땀과 정성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외자 기업을 불러오지 못한다면 헛일이다.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변신하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 연말 정부가 동해안권 종합 발전 계획을 마련한 것은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국토 개발에서 소외된 경북 동해안 지역이 발전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경북 동해안 지역이 환동해 경제권의 중심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앞으로의 과제가 만만찮다. 경북도청 이전을 위한 국비 확보도 시급하다. 경북도가 요청한 국비 지원 요청액과 정부가 주겠다는 돈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과 경북도의 열악한 재정 능력을 감안할 때 청사 이전 건립비의 국비 지원은 필수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조만간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의 대선 후보 중 지역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이도 있다. 당연히 대구경북 또한 대선 열풍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대구경북은 편 가르기나 줄서기 등의 소용돌이에 말려들지 않아야 한다. 정치적 선택은 현명해야 한다. 묻지 마 식의 편 가르기에 말려든다면 대구경북의 설자리는 좁아진다. 신묘년 새해 대구경북의 행운과 도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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