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와 별을 볼 수 있는 시골이 너무 좋아 산자연학교 옆에 집을 지었죠."
올해 개교 7주년을 맞은 영천시 화북면 오산리 산자연학교 주변에 학부모와 교사들의 유입이 늘어 한적한 농촌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초'중학교 대안학교인 산자연학교의 학생 수는 40여 명으로 올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학생 수가 늘면서 학부모, 교사 등 20여 명이 외지에서 학교 인근 마을이나 영천시내로 이사해 살고 있다.
대구,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모여 화북면은 물론 영천시의 인구 증가에도 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구의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매일 푸른 산과 나무들을 볼 수 있는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아예 산자연학교 옆에 집을 지어 이사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주현(39) 씨는 "산자연학교에서 가족처럼 정답게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예뻐 서울에서 내려와 영천시내에 집을 얻었다"고 말했다. 산자연학교는 폐교된 초교에 지난 2003년 문을 연 자연생태 체험 캠프 위주의 오산자연학교를 모체로 2007년 설립됐다. 생명, 생태, 평화사상을 기본이념으로 한 대안학교가 뿌리를 내리면서 올해 학생 수가 2배 정도로 늘어났다.
최근 산자연학교 교정에서 소박하게 열린 개교 7주년 기념식에서 아이들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을 직접 연주하며 음악회 수준의 솜씨를 뽐냈다.
이 자리에서 조환길 대주교는 "자연속에서 친구들과 더불어 생활하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아름답고 자랑스럽다"며 "올곧은 심성을 키워 이웃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큰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교 기념식에 참석한 김영석 영천시장은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나 사회나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산자연학교에 전념하기 위해 경산성당 주임신부를 그만두고 올해 2월 부임한 정홍규 교장은 "아이들은 자연에서의 체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기본을 배우게 된다"며 "부족한 기숙사와 교실을 확충한 뒤 2012년부터 고교 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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