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교사, '잦은 끊김' 체면 구긴 '첫 수업'

입력 2010-12-28 10:31:32

학생수는 8명이 한계, 수업 못한 초교도 많아

원격 화상 수업이 가능한 로봇 영어 보조교사가 27일 대구 21개 초교에 배치됐지만 오작동 등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겼다.
원격 화상 수업이 가능한 로봇 영어 보조교사가 27일 대구 21개 초교에 배치됐지만 오작동 등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겼다.

초등학생 영어 수업 보조를 위해 교실에 투입된 로봇 교사들이 첫날부터 '체면'을 구겼다.

로봇 보조 교사는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KIST 지능로봇 기술개발사업단이 공동으로 15억원을 투입한 시범사업으로 대구 21개교에 29대의 영어 전문 로봇('잉키')이 배치됐다.

27일 대구 학정초교에서 70여분간 수업 시연회를 가졌지만 수업의 내용은 기대에 못 미쳤다. 영화 속 '아바타'에 버금간다던 로봇 보조 교사는 학생들에게 간단한 지시만 전하거나, 학생들의 책 읽는 소리에 반응해 간단한 평가를 내리는 정도였다. 시범 수업 한 참가자는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해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현재 성능으로서는 교사를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그나마 로봇 영어 보조 교사가 인식할 수 있는 학생 수도 8명 이내로 한정돼 실제 교실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날 시연회에선 해외에 있는 원어민 교사가 로봇 교사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도 선보였지만, 무선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못해 멈춤 현상이 발생했다. 이날 학정초 경우 필리핀에 있는 원어민 교사가 수업을 시연해보였지만 작동이 자주 멈췄고, 화상의 크기가 너무 작아 학생들이 몰입하기 힘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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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교육청 관계자는 "시연 수업 당시 취재 카메라가 몰리면서 전파 혼선으로 인해 원격 화상의 끊어짐 현상이 발생했다는 게 KIST 측 설명"이라며 "3월 말까지 시범 가동을 해보고 성과에 따라 확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학정초를 제외한 일부 초교에서는 파일럿 수업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초교에서는 설비 미설치로 수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영상취재 장성혁기자 jsh052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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