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들여왔던 영천농장 양성에 전염 초비상, 딴 농장서 위탁 밝혀져
"죽었다 살아난 기분입니다."
성탄절 이브인 24일 김천시청 공무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오후 2시 30분 영천시 돼지농가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이 나오자 구제역 불똥이 김천에 떨어졌다. 영천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양돈장에서 출하된 돼지 상당수가 김천의 ㈜롯데햄 도축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햄 공장에서 도축 대기 중이던 돼지 591마리에 대해 '즉시 살처분하라'는 경북도의 지시가 김천시로 내려왔다.
김천시는 곧바로 비상태세에 들어가 구제역 의심 돼지에 대한 살처분을 위해 신속히 공무원 30여 명을 동원하고 중장비 및 생석회, 비닐 등을 투입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공장 측은 살처분보다 과학적 살균처리를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특히 공장에 출하된 돼지가 영천의 양돈장 상호를 사용하지만 문제의 농장이 아닌 위탁농장에서 들여온 것으로 구제역과 관련성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유입경로에 대한 역학조사 후 살처분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김천시는 공장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차단하고 공장주변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는 한편 경북도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하고 살균처리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에 판단을 의뢰했다. 사태 발생 3시간 만에 경북도가 돼지 출하경로를 조사한 결과 김천 롯데햄 공장에 출하된 돼지가 롯데햄의 주장처럼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의 농장주 이름으로 출하됐지만 성주·칠곡 등 김천 인근 위탁농장에서 유입된 것으로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농장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나, 경북도는 살처분 지시를 철회했다.
김천시의 신속하고 침착한 대응으로 김천 롯데햄에 출하된 돼지는 살처분을 면하게 돼 6억원 상당의 재산 손실을 막았다. 특히 김천은 구제역 발생지란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천시 송용배 부시장은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영천의 돼지농장은 종돈장인데다 경북지역 29곳에 위탁농장을 운영하고 있고 이들 위탁농장에 수시로 사료·출하차량이 출입한 것으로 드러나 이젠 경북 어느 곳도 구제역에서 안심할 수 없게 됐다"며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
김천·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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