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cm 눈에… 대구가 비틀거렸다

도로 곳곳 쾅쾅, 교통사고 신고 3배 늘어…늑장제설 분통

사진설명 눈이 내린 27일 오전 대구 평리지하도 부근 등 대구시내 곳곳에서 차량접촉 사고가 발생해 차량이 정체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하철 이용시민들은 크게 늘어 대구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안이 발디틈 없이 붐비고 있다.성일권기자·우태욱기자

26일 오후부터 27일 오전까지 대구 2.6㎝ 등 대구경북 전역에 2~5㎝의 눈이 내리면서 도로가 결빙돼 교통사고 신고 건수가 급증했고, 27일 오전 10시 현재 일부 도로구간이 통제되고 있다. 또 눈길 출근 지체를 우려한 운전자들은 도시철도로 몰려 평소보다 25%, 러시아워에는 40%까지 이용객이 늘었다.

27일 오전 대구경북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오전 7시 30분을 기해 대설주의보가 해제됐고, 27일 오전부터 결빙이 다소 풀려 출근길 소통은 비교적 무난했다.

◆26일 사고다발, 27일 오전은 풀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27일 오전 7시 현재 적설량은 대구 2.6㎝, 구미 2.7㎝였다. 고령 5㎝, 김천·성주 3㎝, 경산·청도 2㎝ 등 경북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눈이 내렸다.

26일 오후 6시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휴일 밤 대구 도심 곳곳에서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하거나 눈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빈발했다. 경찰은 도로 결빙으로 도심에서 인명피해가 없는 교통사고 신고건수가 평소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장인 이승호(37) 씨는 "전날 오후 8시 반월당네거리에서 1시간 넘게 버스를 기다렸다"며 "택시를 잡아봤자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고, 도로 곳곳에 차량 접촉사고가 발생해 일부 도로는 차량 엉킴이 심했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10시 현재 달성군 명곡초등-홈실재(2㎞)를 비롯한 대구 4곳, 군위 부계~칠곡 동명 한티재(8㎞)를 비롯한 경북 7곳 등 11곳의 교통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27일 출근길은 아침 기온이 영상을 회복하고 제설작업이 효과를 내면서 우려했던 수준의 교통대란은 없었다.

◆시, 구·군 손발 안맞아

밤새 내린 눈으로 도로 결빙이 잇따르면서 대구시와 경북도는 비상근무에 돌입,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염화칼슘과 모래를 뿌리고 제설장비를 동원해 눈치우기 작업을 벌였다.

대구시는 26일 오후 6시를 기해 각 구·군에 비상근무와 제설작업 준비를 지시했지만 각 구·군은 27일 오전 4시 30분 대설특보가 발효되기 1시간쯤 전인 오전 3시가 돼서야 공무원을 비상소집해 제설작업에 나섰다.

자영업자 이호성(45·남구 대명동) 씨는 "전날 오후 7시쯤부터 도로 곳곳이 얼어붙기 시작했지만 민선 구청장들은 코빼기도 볼 수 없었다"고 성토했다.

대구시는 본청 530여명, 구·군 4천500여 명의 공무원과 제설기 114대를 투입해 제설 작업을 서둘렀다. 26일 오후부터 27일 오전 8시까지 주요 간선도로와 이면도로에 염화칼슘 보유량의 33%인 1만1천800여 포와 모래 396㎥, 액상제설제 31t을 뿌렸다. 시는 또 27일 오전 출근 시간에 도시철도 1·2호선을 증편 운행했다.

◆눈(雪) 또 온다.

이번 눈은 주로 대구와 경북 남부 지역에 내렸으나 28일에는 경북 북부 내륙 지역과 소백산맥 부근 산간을 중심으로 다소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이날 기압골의 영향을 받은 뒤 중국 남부 지역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대체로 흐리고 가끔 비 또는 눈(강수확률은 60%)이 오겠다.

28일 대구경북 아침 최저기온은 대구 0℃, 구미와 상주 -2도, 안동 -3도, 의성 -5도, 봉화 -6도에 머무르면서 비 또는 눈이 얼 가능성이 높다. 30일에도 구름이 많이 끼고 곳에 따라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대구기상대는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28일에는 비 또는 눈, 30일에는 눈이 오겠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고 밝혔다.

사회1·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