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야 제 맛, 텐트치자!…겨울 잊은 캠핑마니아

입력 2010-12-27 09:45:55

난로, 전기요 갖추면 OK…크리스마스도 캠핑장서

25일 대구와 영천의 2가족이 한 텐트 속에서 겨울캠핑을 즐기고 있다. 민병곤기자
25일 대구와 영천의 2가족이 한 텐트 속에서 겨울캠핑을 즐기고 있다. 민병곤기자

"추울수록 가족사랑은 더 따뜻해져요."

25일 성탄절 밤 영천시 고경면 용전리 드림랜드 오토캠핑장에는 30여 개의 텐트마다 불을 환하게 밝히고 가족끼리 오순도순 얘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수은주가 영하 10℃를 밑도는 날씨에 바람까지 쌩쌩 불어 도저히 밖에서 생활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정작 텐트 안에는 훈훈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들 텐트가족은 석유난로를 피우고 전기요를 깔아 별로 춥지 않다고 했다. 일부는 텐트 밖에 모닥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기도 했다.

이들은 대구, 포항, 상주, 구미, 영주, 영천, 울산, 창원, 마산 등지에서 온 캠핑 마니아들. 일주일 중 5일은 도시의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말은 자연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내고 있다. 도시 아파트에서는 옆집이나 아랫집과 거의 대화도 없이 지내지만 이곳 캠핑장에선 처음 만난 사람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소주 한 잔을 같이 기울이며 쉽게 친해지기도 한다. 도시의 집에서는 어른들의 맞벌이와 아이들의 공부로 개인적인 생활을 하지만 캠핑을 가면 하루 종일 가족과 함께 지낸다.

대구 동구에서 온 최윤경(32) 씨는 "아이들에게 성탄절 선물로 MP3, 장난감, 축구공 등을 주기도 했지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자녀들에게 가장 멋진 선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처가 식구들과 함께 캠핑장을 찾은 박상영(38·영천시 야사동) 씨는 "아이들이 밖에 나가는 것을 너무 좋아해 캠핑장을 찾았다"며 "2박3일 간 모닥불을 피우거나 함께 놀아주며 새로운 추억거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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