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대광의 김종필(39) 변호사는 인권 변호사 냄새가 물씬 풍긴다. 수임료보다는 인의(仁義)에 따라 법정에 서길 원하기 때문이다.
최근 노숙자들끼리 폭력으로 인해 한 명이 숨진 사건이 있었다. 피해자 형제는 모두 6남매였지만 살림이 넉넉지 않아 변호사를 고용할 비용은 꿈도 꾸지 못했다. 무료 법률 상담을 통해 이 사건을 접하게 된 김 변호사가 자임해 맡았다. 선수금도 받지 않았고 변호비용에 대한 논의도 없었다. 그저 안타까운 사정을 가진 이들을 자신이 보호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나서 주질 않을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었다. 재판은 승소했고 3명의 가해자로부터 거액을 받아 고스란히 피해자측에 보냈다. 합의금을 받아든 피해 가족이 고마움을 표시했지만 당시 어머니가 그 돈을 다 받지 말라고 해 사양했단다. 당시 어머니는 "돌아가신 아버지는 종필이가 법관이 되는 것을 원했다. 그 이유는 돈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을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잘 판단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올해 6명이 공동 출자해 만든 법무법인 대광을 설립하면서 그는 한 차원 높은 인권 변호에 나서길 원한다.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한 변론이다. 이를 위해 고려대 법무대학원 지적재산권 법학과를 수료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지적재산권 문제는 국부유출은 물론 기술력을 갖춘 영세 기업들의 이익과도 관계가 깊다. "최근 한 기업을 만났는데 수십년간의 노하우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왔으나 최근 특허 범위를 침해하지 않는 한도내에서 유사한 제품이 쏟아져 나와 곤혹스러워 하고 있었습니다. 눈 뜨고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는 이런 기업들을 잘 지켜내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김 변호사는 기업들의 기술력 개발도 당부했다. 보통 특허를 낼 경우 기술 공개를 한 뒤 20년 동안 제품 생산 독점권을 인정 받는다. 하지만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만 갖춘다면 기술 공개나 특허도 필요 없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코카콜라의 경우 특허 출원을 하지 않았다. 자신들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세 자매의 아버지인 김 변호사는 단우·민채·은호 양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개인의 이익을 좇는 우둔한 사람이 되지 말아라.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나만 잘되는 생각을 버리라"고 교육한다.
청도에서 태어난 김 변호사는 김전초교, 금천중, 경주고를 거쳐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