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연말이 성큼 다가와 있다. 이 말은 이제 곧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나의 끝은 항상 또 다른 하나의 새로운 시작과 궤를 함께하기 때문이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오고, 올 해가 지나면 내년이 오듯이 말이다.
올 한 해는 정말로 다사다난했다.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으며, 끊임없는 사건, 사고로 인해 우리들은 너무도 지쳐있다.
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대지진과 한파,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해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멕시코만에서의 해저유전 폭발 등으로 인해 심각한 해양 오염을 겪기도 했다.
국제 정세 또한 녹록지만은 않아,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입장에서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니 영토 분쟁 등 수많은 이해의 충돌이 생기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는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나라의 젊은 동량들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기도 했고,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주민들이 생활의 터전을 잃으며 온 국민이 불안과 초조에 떨기도 했다. 온 국민의 기대를 가득 안고 힘차게 하늘을 날아오르던 나로호가 폭발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6'2지방선거와 4대강 사업 등을 통해 서로 반목하며 편 가르기를 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 정치적인 쟁점은 물론이고 종교적인 갈등으로도 서로 내 탓 네 탓을 하며 참으로 많이 싸우기도 했다.
우리는 이러한 한 해를 지내오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나 많은 상처와 아픔을 주고받았다. 갖가지 갈등으로 생긴 상처로 곪아 얼룩진 상태에서는 축복과 희망으로 가득 찬 건강한 새해를 맞을 수 없다. 어영부영 올 한 해를 그냥 넘기면 새해를 기꺼운 마음으로 맞을 수 없다. 건강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그간의 상처와 아픔을 서로 보듬어 치유해 주어야만 한다.
다행히 우리는 G20 세계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데 성공했으며, 월드컵에서의 사상 첫 원정 16강 성공을 통해 온 국민의 하나됨을 이뤄내기도 했다.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세계 기록을 경신하는 완벽한 연기로 전 세계가 대한민국에 열광하게 하기도 했으며, 우리들 가슴 속에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여기에다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처럼 누군가에게 어렵고 억울한 일이 생기면 모두가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고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가짐을 가진 국민성이라는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우리의 자랑거리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세계 속의 일류 국가, 그리고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만 하는 숙제 또한 산적해 있다. 남북한 대치라는 현실 속에서 북한의 후계 구도 변화에 따른 위험 부담, 강대국 사이의 역학 관계에 따라 눈치를 보는 현실, 노동자와 다문화가정 등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통합과 화합, 성숙된 시민의식의 고취 등은 새해에도 여전히 숙제로 남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만의 강점을 살려 세계 속의 일류 국가, 그리고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위의 갈등과 반목, 상처를 이 한 해가 가기 전에 해결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과거에 발목 잡혀 내 탓 네 탓을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서로 용서할 것은 깨끗이 용서해야 한다. 양보할 것은 과감히 양보하여야 한다. 잊을 것은 잊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화해와 협력이 가능해지고, 그를 통해 새로운 관계 설정과 새로운 희망의 잉태가 가능하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묵은 감정을 해소할 상대를 찾아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이해와 용서를 구하자, 그리고 함께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건 어떨까.
박준혁(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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