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는 '돈줄'이 없다…돈되는 이사회로 바꿔야

입력 2010-12-20 09:48:29

현 이사회 '삼성色' 강해…다른 기업 총수들 외면

10일 연구동 건물 준공식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제대로 뛰기 위해서는 대학발전기금이라는 '동력'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학계와 공무원 중심으로 짜인 DGIST 이사회를 '돈'이 되는 기업인 위주로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새 이사장을 선임할 23일 예정된 정기이사회에서 발전기금 확보가 유리한 기업인을 중심으로 이사회 진용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KAIST, UNIST 등은 이사회에 '돈'을 낼 수 있는 기업인을 많이 포함시켜 발전기금 기부로 이어지게 하고 있는데, DGIST는 이런 기능이 전혀 없다.

오명 웅진그룹 태양광에너지 부문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KAIST 경우 13명의 선임직 이사 중 8명이 기업인으로 채워져 있다. 이들 기업인 덕에 KAIST는 2008년 675억여원을 포함, 2006년부터 최근까지 1천522억여원(부동산·현물 포함)의 발전기금을 마련했다.

UNIST도 울산 향토기업인 ㈜삼창기업 이두철 대표가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선임직 이사 9명 중 2명이 현직 기업인들이다. 또 UNIST는 조무제 총장이 15년 동안 1천500억원을 대학발전기금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울산은 물론 울산 출신의 기업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루트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반면 DGIST는 9명의 선임직 이사 중 현직 기업인은 홍경진 STX조선해양 대표 1명뿐이다. 그나마 홍 대표도 지금껏 수차례 열린 이사회에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지역 한 인사는 "DGIST 이사회는 6년 동안 윤종용 이사장이 이끌고 있어 '삼성'이라는 색깔이 너무 강한 나머지 STX, SK 등 다른 기업 총수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며 "실제 이인선 원장이 강덕수 STX그룹 회장에게 이사 자리를 권했지만 강 회장이 '삼성' 네임을 핑계로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이 인사는 또 "윤 이사장 덕에 삼성 이미지가 굳혀졌으면 삼성에라도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고, 다른 기업들은 오해만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한구 한나라당 국회의원(대구 수성갑)은 "그동안 DGIST가 국비 확보에 만전을 기할 시점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세계적인 연구성과 등 내실을 다져야 하는 시기가 왔다"며 "이를 위해서는 발전기금 마련이 필수인데, 일할 수 있는 인사와 발전기금 마련에 도움이 되는 인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사회의 변화와 역할을 주문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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