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겨울인데도 포근하다 싶더니 이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춥다. 바람까지 불어오니 '살이 에이도록' 춥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퇴근길에 국채보상공원이나 백화점, 대형건물들이 화려한 불빛으로 장식된 것을 보니 크리스마스가 주말에 있고 올 한해도 끝나가는 것 같다.
어릴 적 평소에는 조용하다가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친구들은 이맘때가 되면 갑자기 말이 많아지곤 하였다. 특히 크리스마스 전날 교회 등에서 하는 공연은 상당히 재미있었고 작은 학용품 등을 선물로 받은 친구를 보면 부러웠다.
최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때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해 보니 첫 번째는 현금이나 상품권이었고 두 번째는 명품가방, 세 번째는 옷과 구두, 네 번째는 스마트폰이었다. 그리고 영국어린이 2천여 명을 대상으로 가장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뭐냐고 물었더니 아이폰이었고, 미국어린이들은 아이패드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중학생 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크리스마스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꼽았다고 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때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은 장갑과 목도리였다. 아마도 나는 올해에도 가장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주는 아빠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병원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간단한 트리장식을 하고 진료받은 분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있다. 주로 양말 등을 주는데 양말을 접수대나 대기실에 매달아 놓고 각자 취향에 맞게 골라 가게 하는 방식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몇 해 전에는 연필, 지우개, 가위 등 학용품을 선물로 준 적이 있었는데 한 초등학생은 치료할 것도 없는데 며칠을 계속해서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니 치료 후 받는 선물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아 이제는 치료가 끝나서 몇 개월 있다가 검진만 받으면 된다고 하니 다음날부터는 동생을 데리고 치료하러 와서 선물의 위력을 새삼 실감한 적이 있었다.
여러 가지 선물 중에서 치과의사가 환자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아마 2080일 것이다. 20개의 치아를 80세까지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치료해 준다면 올해 치과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내년에는 환자들에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 수 있는 치과의사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이어!'
장성용 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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