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아이들아, 새 운동화 신고 맘껏 뛰어놀아라"

입력 2010-12-17 11:28:48

대구 동광복지재단 어린이집 아동들'한글 운동화' 26켤레 보내

▲동광복지재단의 어린이집 토끼반 아이들이 만들어 보낸
▲동광복지재단의 어린이집 토끼반 아이들이 만들어 보낸 '한글 운동화'를 네팔 아이들이 신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난하고 힘겨운 네팔 아이들아, 우리가 보낸 새 운동화 신고 맘껏 뛰어놀아라"

대구 북구 칠성동에 위치한 동광복지재단(대표원장 최정선) 어린이집의 토끼반 아이들은 요즘 함박 웃음꽃을 지으며 즐거움이 가득하다. 용돈을 모아 네팔 아이들에게 고사리손의 작은 정성이 담긴 '한글 운동화' 26켤레를 보냈기 때문이다.

비장애'장애아동이 함께 교육하는 만 5세 이하로 구성된 토끼반 아이들 20명은 지난 3월부터 '작은 세상 속 나누는 기쁨'이라는 교육활동을 통해 개별 통장을 만들어 어린이집 근처 새마을금고에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용돈을 저축했다.

봄 새학기부터 가을까지 용돈을 모은 후 어떻게 쓸까 궁리 끝에 네팔 아이들의 어려운 생활상을 접하고 네팔 아이들이 좀더 희망을 잃지 않고 해맑게 뛰어놀 수 있도록 한글을 새긴 운동화를 선물하기로 했던 것.

아이들은 통장을 털어 예쁜 새 운동화 26켤레를 샀고 선생님과 함께 10여일에 걸쳐 일일이 운동화 천에 펜으로 자음과 모음의 글씨를 정성껏 새겨넣었다.

이렇게 완성된 '한글 운동화'는 운동화마다 만든 아이의 얼굴사진과 이름도 함께 부착해 택배로 네팔에 보냈고 어린이집 아이들은 운동화가 네팔에 도착하기까지 7일 동안 매일같이 동요 '작은 세상'을 부르며 손꼽아 기다렸다고 했다.

마침내 네팔에서 '한글 운동화'를 받았다는 소식이 사진과 함께 인터넷을 통해 어린이집에 전해졌고 '한글 운동화'를 신고 있는 네팔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웃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김혜정 동광복지재단 특수팀장은 "아이들에게 나누는 기쁨을 위한 교육활동으로 마련했지만 아이들이 직접 한글을 펜으로 써넣는 등 정성이 대단했다"면서 "아이들의 마음이 담긴 운동화를 네팔 아이들이 신고 뛰노는 모습을 생각하면 토끼반 아이들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