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가 올해 다시 달성될 전망이다. IMF는 "올해 한국이 6.1%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만 566달러의 1인당 GDP를 기록하겠다"고 예상했다. 이 예측대로라면 2007년 2만 1천651달러로 2만 달러 고지에 오른 뒤, 세계 경제위기 여파로 다시 미끄러졌다가 3년 만에 2만 달러대로 리턴 매치하는 셈이다.
우리에게 소득 2만 달러의 의미는 자못 크다. 일제의 수탈과 전쟁의 폐허 위에서 이루어낸 기적이기 때문이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중진국 반열에 오르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는 선진국 문턱을 넘보고 있다. 2016년에는 3만 달러 달성이 무난하다는 전망이다. 내년에는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달성, 세계 7대 교역대국으로 발돋움한다니'코리안 파워'의 행진은 그칠 줄을 모른다.
그러나 압축성장 뒤에 드리워진 그늘도 짙다. 각계각층의 분열이 그것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한국의 민주주의를 꽃피워 온 것은 틀림없으나 이제는 금도를 넘어서고 있다. 무엇이든 목청을 높이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이 정의의 표본인양 호도되고 있다. 정작 민주주의 본질인 화합과 용서와 양보라는 미덕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가 북한을 두려워하는 것은 그들의 정치적 사회적 체제가 우월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어느 체제도 흉내 내지 못하는 '내부 결속력'이다. 그 응집력이 살아있는 한 북한 체제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 정부는 '상생'과 '동반 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내부 균열은 심해지고 있다. 우리 경제는 외부의존도가 80%에 달한다. 그것을 무기로 2만 달러 시대를 달성했다. 그러나 국민 화합은 수입할 수가 없다. 내부에서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미래지향적이었다. 그러나 과거의 토양 없이 미래는 없다. 기적을 일구어 온 한국경제의 원동력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 7월 서울포럼 기조연설에서 행한 '기 소르망'의 충고가 새삼 귀에 따갑다.
"젊은이에게 산업발전사와 정치발전사를 가르쳐야한다. 한국의 청년들은 성장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의문을 품지 않는다. 과거를 배우지 않는 사람에게 미래는 없다."
윤주태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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