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광역시 중 국제공항 서비스 최대 취약지
박재홍(46) 한국공항공사 상임감사는 천생 '고향 까마귀'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공사 사옥에 출근한지 일주일도 안됐지만 창밖을 바라 볼 때면 대구공항이 생각난단다. 그의 사무실은 김포공항 주변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에 위치해 있다. 인터뷰 도중 창밖을 바라보던 박 감사는 "인천에 국제공항이 생기면서 김포공항은 사라질 것으로 우려했으나 오히려 아울렛, 대형마트, 백화점, 극장 등이 생겨 복합문화센터로 탈바꿈하는 등 번창한다"며 "대구공항을 비롯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전국 지방 공항들도 편의 시설을 유치해 항상 사람들로 북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권신공항 건설문제도 꺼냈다. 첨예한 유치전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의식해 사견임을 전제했다. "대구에서 해외를 한 번 나가려면 새벽에 버스를 타고 상경, 다시 인천공항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하루를 다 보내게 되죠. 광역시 중 국제 항공 서비스의 최대 취약지가 바로 대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영남권에 위치한 5개 지방공항의 구조 조정은 불기피할 것입니다.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안 그래도 적자인 지방공항 사정은 더욱 어렵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고 덧붙였다.
6일 공항공사 감사에 발탁된 박 감사의 초기 내부 평가는 후한 편이다.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 정부·공공기관에 대한 감사 활동과, 청와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공공기관 실태 점검 활동 등을 놓고 "이미 감사로서 검증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유한 성실성과 현실을 정확히 꿰뚫는 분석력을 바탕으로 이미 정치권 주변에는 박 감사의 정무 능력을 인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 활동상도 예사롭지 않다. ▷검찰의 휴대폰 감청 사실로 인한 법무부장관의 대국민 사과 ▷철도청 유전 개발 의혹 폭로(이상 2005년) ▷월성원전의 원자로 모델 변경(2000년) 등이 대표적인 그의 '작품'이다.
공기업 감사로서 그의 일성은 '통상적인 감사 활동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감사 활동에만 치우치다보면 자칫 조직력이 약화되고 업무가 위축될 수 있다. 위법·부당한 사안은 엄하게 처리하겠지만 사기 진작과 조직력 강화를 위한 후원적 감사 활동을 하겠다. 또 기존의 실적 위주의 '처분 목적 감사' 활동을 배제하고 경쟁력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감사상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감사는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상천초등학교(금성면)에 입학한 뒤 대구로 이사와 신천초교, 경신중, 능인고를 졸업했다. 서울에서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졸업하고 현재 모교 대학원 북한개발협력학과 석사 과정에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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