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작품 생산, 고부가가치 신성장 산으로 육성"
대구를 공연문화 도시로 만들기 위한 작업은 대구시와 민간 공연단체, 대구문화재단, 각종 부대사업 등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를 공연문화소비도시가 아니라 명실공히 생산과 소비가 활발한 곳, 공연산업에 있어 아시아 중심도시를 표방하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비도시에서 생산기지로
"공연문화중심도시를 위한 대구시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공연작품 생산을 통한 고부가가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입니다. 공연산업과 관광산업을 연계해 생산, 고용, 부가가치 창출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대구시 문화예술과 김대권 과장의 말이다. 이 말은 지금까지 대구에서 개최되어온 각종 공연관련 축제가 '결국 소비도시로 가자는 말 아니냐'는 분석과 상반되는 말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지금까지 부문별로 진행해오던 공연문화도시 사업을 2010년 5월 '대구공연문화도시 조성종합계획'을 수립해 체계화하고 있다. '공연문화도시 조성종합계획'은 올해 8월 문화체육관광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이달 3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 자문위원회 예비타당성 과제사업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따라 대구시가 아시아 공연예술의 핵심도시로서 공연예술 인프라 집적, 공연창작 인력 양성 등 체계적인 제작지원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문화도시 대구 조성사업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동안 총 1천687억원(국비 1천153억원, 시비 519억원, 민자 15억원)이 투입되며 공연창작파크 건립, 공연문화창조지구 조성, 공연장 역량 운영 강화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추진된다. 특히 대구시는 대구를 궁극적으로 공연생산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이시아폴리스 내 2만5천㎡ 부지에 공연창작파크(공연창작 스튜디오, 공연장치제작센터, 공연용품 보관센터)를 건립해 공연기획과 창작이 실제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많은 예산을 들여 제작한 무대와 의상 등 공연장치들을 보관해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타 지역 공연에 대한 무대 및 의상 등도 제작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또 실험적 창작 공연물의 유통, 소비거점 확충을 위해 야외 음악당, 소극장 등 공연시설 리모델링을 비롯해 실험적인 창작활동 활성화를 위해 창의적 공연아트 퓨처마크도 조성할 방침이다.
◆공연 단체들 '브랜드'로 승부
민간에서도 공연작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공연이 일회성 공연 혹은 유명한 공연을 반복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일부에서는 '창작 중심의 레퍼토리' 공연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창작 오페라 '원이엄마'를 무대에 올렸던 안동대 박창근 교수는 '능소화 오페라단'을 창립, 오직 '원이엄마'만을 발전시키겠다고 나섰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지만 올해 많이 달라진 '원이엄마'를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박 교수는 "공연 때마다 연출가와 배우를 교체해가며 다양한 실험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극단 뉴컴퍼니(대표 이상원)는 소극장 뮤지컬 '미용명가'를 제작해 '만화방 미숙이'처럼 지속적으로 공연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미용명가'는 내년 1월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장기 공연을 펼치기로 일정이 마련돼 있다. 20대 여성들의 꿈과 사랑을 다룬 대구산 창작 뮤지컬로 극단 초이스 시어터(대표 최주환)가 제작한 '1224'도 지난해 봉산문화회관 초연에 이어 대덕문화전당, 동구문화체육회관 등에서 잇따라 열렸다. 일회성 공연을 벗어나 이른바 극단의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롱런 징후를 보이는 토종 뮤지컬 작품도 있다. 대구 중구를 무대로 하는 맥시어터(대표 윤정인)의 창작 뮤지컬 '골목길'(부제 비방문 탈취작전)은 올해 10월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공연돼 총 14회 공연에서 매회 50, 60명이 객석(전체 객석 90석 규모)을 채웠고 유료 관객도 40, 50명에서 많을 때는 60명을 넘기는 등 '성공'의 조짐을 보였다. 특히 이 작품이 대구시 중구의 약전골목을 소재로 하고 있는 만큼 롱런과 성공 여부가 더욱 주목된다.
◆ 공연문화 허브도시로
대구문화재단 역시 일회성 지원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지원을 통한 작품 개발을 위해 '집중기획지원사업' '우수기획지원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최대 1억원까지 지원되는 집중기획지원사업을 통해 제작 비용이 많이 드는 무대공연의 경우 실질적인 지원이 되도록 했고, 우수기획지원사업을 통해 전년도 사업이 다음 해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대구문화재단은 또 성악 혹은 실용음악 보컬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구청년합창단' 창단을 추진하고 있다. 공개 오디션을 거쳐 결성된 이 합창단원들은 앞으로 뮤지컬, 대중음악, 가스펠, 미사곡, 클래식 합창곡 등 다양한 장르의 레퍼토리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청년합창단은 노래 위주의 기성합창단과 달리 다이내믹한 율동, 쇼 형식의 활기찬 무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운석 대구문화재단 기획팀장은 "대구경북은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 음악인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지역으로, 우리 지역의 인프라를 활용해 시민들에게 즐거운 음악을 선사함과 동시에 지역 인재들의 가능성을 발굴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11월 18∼20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스테이지 엑스코 2010'(STAGE EXGO 2010) 역시 대구가 공연문화소비도시에서 생산도시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이번 '스테이지 엑스코'는 국내 공연산업의 자생적 성장기반 확보와 창작공연물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지역을 창작과 공급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여기에는 공연단체 및 기획사, 음향, 조명, 영상, 무대장치, 미술제작, 무대소품, 무대의상, 분장 등 전시 분야와 공연투자 기업, 방송, 이벤트 기획자, 축제 조직위, 연출가, 정부 관계자 등 바이어 그룹, 시민 및 관련 대학이나 대학원, 전문학원 등 각 부문에서 참가하거나 관람해 실질적인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했다.
한편 대구시는 공연문화도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역량을 상당 부분 갖추고 있다. 우선 오페라·뮤지컬 전용극장 등 우수한 공연시설 인프라(공연장 42개 2만7천440석)가 다양하다. 여기에 시립예술단(7개) 등 공연단체가 60개로 서울(103개) 다음으로 많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 등을 비롯해 대구문화재단, 뮤지컬 포럼, 오페라 위원회, 소공연장 축제 등 민간 형태의 활동도 다양하다. 대구 및 1시간 거리의 배후지역에 공연 참가도가 높은 1천만 명의 구매력 있는 공연 수요자가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따라서 대구시가 추진 중인 공연문화도시는 수혜의 범위, 활동 영역, 가능성, 현재까지의 진척도, 영남권 5개 도시 이상에 걸쳐 있는 이용자 범위 등을 고려할 때 국비 지원을 통한 '공연문화 허브도시'로 육성이 절실하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
한문희 코레일 사장, 청도 열차사고 책임지고 사의 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