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미학] (22)바비인형 스토리

미녀 인형의 대명사 '바비', 50년 대박 인생

'미녀 인형의 대명사'

바로 바비(Barbi). 대구 출신의 미녀 스타 한채영의 별명이기도 하다. 서구형의 쭉쭉빵빵 몸매의 8등신 미녀를 표현하는 두 단어가 바로 바비이기도 하다. 여자 아이도 대여섯 살만 지나면 이 바비의 존재에 대해 눈을 뜬다. 신기하게도 기자의 다섯살 딸 역시 백화점에서 한눈에 바비 인형 전문점을 찾아냈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바비인형 전문 판매점이 있는 바로 동아백화점 매장 8층 맨 구석에 위치한 네다섯 평 남짓한 공간이다. 이 바비인형 전문점은 동아백화점을 인수한 이랜드 그룹과도 연관돼 있다. 이랜드는 바비인형을 만든 곳에 로열티를 주고 한국에서 독점 생산'판매하고 있기 때문. 바비인형을 만든 곳은 한마디로 불황을 모르고 전 세계적인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창시자의 독점적 권한이다. 미국에서 저작권을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늘린 미키 마우스법도 미키 마우스라는 창조적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20년 더 받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미키 마우스보다 더 오랫동안 사랑받고 돈까지 벌고 싶어하는 바비인형 스토리 속으로 빠져보자.

◆ 바비인형 이렇게 탄생했다

놀랍도록 예쁜 인형, 바비는 올해 나이가 쉰 하나다. 보톡스를 맞지 않아도, 지방 흡입수술을 받지 않아도 변함없는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나 지아니 베르사체, 대한민국의 대표적 디자이너 고 앙드레 김 등 세계적인 거물 디자이너들도 서로 바비에게 예쁜 옷을 입혀주겠다고 난리를 피웠다. 이렇듯 바비는 유명 디자이너부터 여자 아이들에게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수천만 명의 팬을 거느리고 있다.

이 바비는 실제 '마텔(Mattel)'의 대표 브랜드다. 바비는 1959년 첫선을 보인 이래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개미 허리 등을 강조한 외형으로 나오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인생 스토리는 이렇게 입혔다. 1973년 외과의사, 1990년 항공기 조종사, 1992년 대통령 후보, 1997년 치과의사 등 수많은 직업의 변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모두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성공한 이상적인 여성상을 그려냈다.

물론 남자친구가 빠질쏘냐? 남친의 이름은 캔(Ken)으로 언제나 환상적인 동반자의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6년 전 캔과 헤어지고 호주 태생인 블레인(Blaine)이라는 새 남친을 만나고 있다. 또 바비의 가장 친한 친구는 미지(Midge)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이다. 가족도 있다. 여동생 스키퍼(Skipper), 또 다른 여동생 스테이시(Stacie), 막내 남동생 켈리(Kelly).

제대로 된 스토리가 입혀졌다. 글로벌 친구들도 있다. 흑인 소녀 크리스티(Christie), 라틴계 테레사(Teresa), 아시아계 친구 키라도 있다. 휠체어를 타고 있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친구 베키(Becky) 등 인맥도 다채롭다.

이렇듯 바비는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빠른 시대 변화에도 굳건하게 그 위상을 지키고 있다. 이 바비는 언제나 자신감을 가지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다방면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며 모든 이들을 감동시키고 동시에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에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바비가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사랑받아온 비결은 또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마텔사의 디자인 개발부 직원들이 미국 십대들의 생활을 분석하고, 그들의 모습을 바비에 담아 새로운 유행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새로운 스토리를 입혀 미녀 인형을 살아숨쉬도록 만들어준 덕분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