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장 단골집] (38)대구은행 두산동지점 '빈센트'

입력 2010-12-16 14:53:19

"스테이크에 와인 한 잔…분위기 끝내줘요"

연말 분위기가 무르익어간다. 이때쯤이면 누구나 편안하게 휴식하고 싶어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일. 가족들을 멋진 분위기 속으로 초대, 깜짝 파티라도 열어보자. 수성구 수성유원지 호수 주변에는 특급호텔 못지않게 우아한 멋을 풍기는 레스토랑이 몇 곳 있다. 그중 '빈센트'는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으로 소문 나 있다. 대구은행 두산동지점 안병구 지점장과 직원들도 분위기에 매료돼 빈센트의 단골이 됐다. 특별한 회식이 있으면 직원들은 별로 망설이지 않는다. '분위기 있는 곳'을 외치면 된다. 신미경 차장은 "한식집이나 일식집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이곳은 평온해 친구들과의 모임 등에도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1층의 폴인커피숍에서도 직접 로스팅한 원두의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빈센트는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이다. 겉모습부터 은근히 빈티지 느낌을 풍긴다. 점심 시간은 대부분 30~50대 주부들이 분위기를 즐기는 주요 고객들이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낮 분위기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화려한 조명이 건물 전체를 비추면 벽부터 지붕까지 특유의 지중해식 건물이 선명히 드러난다.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 한 곳에 온듯한 기분이 든다. 실내도 온통 크림색 일색이다. 은은한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온화하다. 직원들도 친절하다. 수성못 주변을 산책하는 연인들에게는 몸과 마음을 녹여줄 최적의 공간이다.

빈센트의 분위기는 고전적이었다. 최근 10년동안 고수해온 고유의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장기환 대표는 "너무 한결같은 분위기라는 지적에 실내분위기를 좀더 젊은 감각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2층과 3층엔 야외 베란다도 설치했다. 이곳에서는 호수가 비스듬히 내려다 보인다. 컬러풀 도시의 명성에 걸맞게 건물 외벽을 비추는 조명도 설치했다. 분위기가 한결 우아해졌다는 평가다.

빈센트의 스테이크 맛은 명성이 자자하다. 10년 전에 근무하던 이희춘(37) 쉐프가 몇 개월 전에 다시 합류했다. 어느 양식집이든 비슷하지만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살짝 걱정(?)이 된다. 쟁반에 담겨져 나오는 스테이크의 양이 너무 작지않나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스테이크는 늘 그렇듯이 먹다보면 은근히 포만감이 든다. 빈센트의 안심스테이크는 대표적인 인기 메뉴다. "스테이크의 맛은 거기서 거기지 뭐 별다른게 있겠나"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지만 스테이크는 엄연히 소스와 고기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른 법. 그래서 메뉴에 있는 모든 종류의 스테이크를 다 맛보고 싶어진다.

안병구 지점장은 "우리는 각각 다른 스테이크를 주문해서 서로 한 점씩 맛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고 말한다. 이번에도 네 사람이 제각각의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인기있는 스테이크는 역시 트러블 안심스테이크. 가격도 제일 비싸지만 다른 스테이크와는 달리 소스에 귀한 송로버섯을 추가했다. 이 쉐프는 "송로버섯은 프랑스와 이태리에서 수입하는데 버섯 자체가 원래 땅속에 숨어 있어 잘 훈련시킨 돼지나 개들을 시켜 땅속에 있는것을 파내는 방법으로 채취해 희귀하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가격도 엄청나게 비싸다는 것. 설명을 듣고 나니 송로버섯 맛이 궁금해 진다. 새송이 버섯 모양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아삭아삭 씹히며 표현하기 힘든 독특한 향취를 낸다. 고기 한 점에다 소스를 바른 송로버섯 한 점을 함께하니 입속이 황홀해 진다. 스테이크를 주문하는 사람들의 취향도 각양각색이다.

소스의 맛이 독특한 오리엔탈 등심스테이크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달콤새콤한 잭다니엘 소스 맛에다 양파를 곁들여 한입 먹으면 혀에 착 감기며 어쩐지 전에 먹어본 듯한 익숙한 느낌이다. 스테이크는 역시 씹는 맛이다. 그래서 치아건강을 오복중의 하나라고 했을까. 육즙이 입안에 가득 퍼지면 "먹는다는것이 이렇게 행복하구나"하는 마음이 든다.

양식을 먹을때 늘 생각나는것은 '김치'다. 빈센트에서는 손님들의 이같은 공통된 고민(?)을 알아서 해결해 준다. 스테이크와 함께 김치도 동반한다. "김치를 주문하면 촌스럽다고 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다.

스테이크와 궁합은 역시 와인이다. 두산동 지점의 김일훈'김철휘 과장은 "스테이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면 최고"라고 소개한다. 안 지점장은 "빈센트는 화려하지 않지만 직원들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식사하기에 적당한 분위기라서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스테이크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피자와 파스타도 좋다. 타이거 새우 파스타와 안심 파스타 등 다양한 파스타를 1만5천원에서 2만원이면 즐길 수 있다. 안심스테이크는 2만9천원, 트러블 안심은 3만3천원, 석류 안심과 그린페페크림 안심은 3만2천원, 오리엔탈 등심은 2만8천원이다. 053)766-9010.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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