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확산세
한동안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던 구제역이 경북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경기 양주시와 연천군에 이어 파주에서도 나타나는 등 구제역 사태가 전국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기대됐던 안동 구제역은 바이러스 잠복기(14일)가 지난 이후에도 양성 판정이 잇따라 '2차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이달 10일 영주의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가축이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나흘간 소강 상태를 보였으나, 15일 예천군 지보면의 한우 농가와 16일 영양군 입암면 한우 농가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했다. 구제역이 새로 발생한 영양군 입암면 연당1리 한우 농가는 구제역이 발생했던 청기면 정족리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6.8㎞ 떨어진 지역이다. 이에 따라 영양군은 한우 170마리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했으며, 구제역 전파 경로에 대한 조사와 함께 방역 작업을 강화했다. 15일 오후에 접수된 문경시 영순면과 영덕군 영해면 한우 농가는 구제역이 아닌 것으로 판정이 났다.
안동을 비롯한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경북에서는 15일 현재 구제역 양성 판정이 34건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구제역 첫 발생 이후 경북에서 지금까지 가축 12만여 마리를 살처분하면서 약 99%의 작업 진척률을 보이고 있으나 추가 발생 여부에 따라서 매몰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번 구제역으로 경북을 비롯해 전국적으로는 861개 농가의 소, 돼지 등 16만9천여 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02년의 16만155마리를 넘어선 것이다.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당국의 방역망을 뚫고 경기지역까지 확산되면서 이번 구제역이 경북과 수도권에 이어 전국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5일 "경기 양주시 남면 상수리와 연천군 백학면 노곡2리의 돼지농가에서 접수된 구제역 의심 신고가 구제역으로 판정됐다"며 "경기 파주군 젖소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돼지 구제역은 소 구제역보다 1천∼3천 배가량 강한 전파력을 갖고 있어 수도권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에서 새로 발생한 구제역은 경북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 외에 새로운 구제역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개연성도 커 이번 구제역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구제역 차단 방역에 실패하면 구제역 바이러스가 인구 밀집 지역인 수도권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연천의 돼지농장에서 일하는 조선족 근로자가 경북 군위군의 한 돼지농장에서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군위에서는 방역활동을 강화하는 등 구제역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도 구제역방역대책본부는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발생지 주민들도 최대한 이동과 이웃 접촉을 자제하는 등 구제역이 번지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영양·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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