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민 염원 '후포∼울릉 新뱃길' 올 운항 무산 이유는

입력 2010-12-16 10:41:02

"포항항만청·대아고속해운 방해 의혹

애초 올해 7월부터 운항하기로 했던 울진군 후포~울릉~독도 구간 여객선 운항이 무산된 것을 두고 포항항만청의 원칙 없는 행정에다 대기업의 영업권 사수를 위한 경쟁업체 흠집내기 탓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포항항만청이 이 구간 운항 면허를 내주는데 한 달 이상 끈 데다 대아고속해운㈜이 후포~울릉 선박 '우리호(368t급)'의 안전성 문제를 거론하며 업체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원칙 없는 행정(?)=동해해상관광은 올해 5월 3~11월까지는 후포~울릉~독도 항로를, 12~2월은 울릉~후포 항로를 운항하겠다는 조건부 면허를 받았다. 하지만 업체는 선박의 선속(26노트) 문제와 독도관광객 수요 등을 고려해 주말에만 독도까지 운항하겠다는 조건부 면허의 운항계획 변경 신청을 냈다.

그러나 포항항만청은 기존 조건부 면허에 독도를 종점항으로 줬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포항항만청은 국토해양부의 유권해석을 받아오라고 했고, 업체는 한 달 이상 방문 및 공문 접수를 통해 국토해양부로부터 '독도는 종점항이 될 수 없다'는 회신을 얻었다. 이를 토대로 이달 7일 주말에만 독도에 들어가는 변경된 본 면허를 받았지만 이미 올해 영업은 '물건너 간'뒤였다.

이와 함께 대아고속해운은 동해해상관광이 도입한 '우리호'가 동해안 해역에서 운항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계열 언론사를 통해 지적했다. 하지만 이 배는 1991년 건조된 것으로 처음에는 대아고속해운이 1992년부터 5년간 운항해 왔다. 또 한국선급(KR)이 배의 안전성을 인정한 데다, 업체가 인수 후 2억원을 들여 무게를 줄이는 리모델링도 마쳐 운항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경쟁업체의 흠집내기(?)=포항항만청도 시험운항에서 선사 측이 밝힌 선속(35노트)보다 느렸다는 점 외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항만청 한 관계자는 "대아고속해운이 운항했던 배를 두고 스스로 문제 삼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물론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기는 하겠지만 적법한 절차를 거쳐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이와 관련된 문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아고속해운 측은 "예전에 그배를 운영할 당시 기상이 악화되면 운항을 못하는 날이 많았고 파도가 높을 경우 속도를 낼 수 없어 어쩔수 없이 매각했다"며 사실상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선박이라는 속내를 밝혔다.

이에 대해 동해해상관광 한 관계자는 "노후된 배를 갖고 와 과연 경쟁력이 있느냐는 시각에 대해서 일부 인정한다"며"사업추이를 봐서 새로운 배를 후포~울릉 구간에 투입하고, 우리호는 울릉~독도 구간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본 면허를 근거로 이달 31일 울릉~후포 첫 운항을 하게 됐지만 이번 여름 성수기를 놓쳐 손해가 극심하다"고 덧붙였다.

후포~울릉 여객선 항로 개설은 처음에는 지난해 8월 ㈜대아고속해운과 ㈜독도해운이 동시에 신청해 울진군이 후포에 여객터미널까지 지어주기로 했다. 하지만 두 업체는 소리 소문 없이 사업을 거둬들였고, 군민들은 울릉도 뱃길을 두고 업체들이 거짓말을 했다고 분노했다.

울진군 한 관계자는"후포~울릉 항로가 개설되면 연간 최저 5만 명의 관광인구가 창출된다"며"당시 군도 이 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항로 개설이 물건너가 허탈했다"고 말했다. 후포지역 한 관계자는 "묵호~울릉, 포항~울릉 구간을 갖고 있는 대아고속해운이 수익성을 떠나 후포에 다시 항로를 개설한다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며 "아니나 다를까 먼저 신청한 독도해운은 물론 대아까지 항로를 포기함에 따라 군민들의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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