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미술관 세운 구두쇠, 폴 게티

입력 2010-12-15 07:28:24

지독한 구두쇠이자 악질 기업가였다. 세계 최고 부자였지만 무척 인색했다. 부하 직원들이 전화를 걸지 못하도록 자물쇠로 잠가놓았고 손님에게도 공중전화를 쓰라고 할 정도였다.

폴 게티(1892~1976)는 1892년 오늘, 미국 미네소타에서 석유업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일찌감치 석유사업에 뛰어들어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했다. '남의 불행'을 틈타 사업을 키우는 스타일이었다. 직원들을 모두 해고하고 저임금으로 재고용하거나 나치에 박해받는 유대인 재벌의 고가구를 헐값에 싹쓸이하기도 했다.

여자를 수시로 바꾸는 바람둥이였다. 5번을 결혼하고 모두 2, 3년 안에 이혼했는데 원인은 돈 때문으로 추정된다. '부자가 되는 법'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썼는데 괴팍한 바람둥이답게 '플레이보이' 잡지에 기고한 글을 모은 것이다. 그의 충고는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가 하는대로 따라 하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죽어서는 아름답게 이름을 남겼다. LA 산타모니카산 정상에 미국 5대 미술관인 '폴 게티 미술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색하게 굴었지만 재산의 절반을 미술관에 투자했다. 공짜로 모노레일을 타고 미술관을 둘러보고 나면 칭송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박병선(사회1부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