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기상시스템 구축 시급
13일 새벽 내린 눈과 비로 상주~청원 고속도로가 얼어 붙으면서 차량 연쇄추돌사고 4건이 발생, 모두 8명이 숨지고 24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날씨가 나쁜 날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은 미국에 비해 최대 10배나 높다. 지난 10년(1996~2006년)간 교통사고 평균 사망률을 비교하면 눈 오는 날(4.2%) 비 오는 날(4.9%), 안개 낀 날(12.6%)은 모두 미국(1995~2005년) 사망률의 7~10배에 달한다는 것.
교통전문가들은 선진국처럼 운전자들을 위한 도로 기상 정보 시스템을 마련하고, 운전자 안전교육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후진국형 대형 교통사고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경찰청 '2009 도로교통 안전백서'에 따르면 눈과 비, 안개 등 '악성' 기상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률은 맑은 날보다 크게 높다. 2008년 발생한 21만5천822건의 전체 교통사고 중 맑은 날에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률은 2.5%에 불과한 반면 안개가 낀 날(10.5%), 흐린날(4.4%), 눈 오는 날(3.2%), 비오는 날(3.3%)의 사망률은 훨씬 높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날씨에 따른 노면 상태 정보를 운전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은 연방고속도로청과 미 기상청 상급기관인 해양대기관리처가 업무협약을 맺고 모든 고속도로의 기온과 습도, 노면온도, 결빙 정도 등을 전광판과 방송으로 안내하고 있다.
또 호주는 350개 지점, 일본은 1천개 지점에 도로기상관측장비가 마련돼 있으며, 영국은 인터넷을 통해 5분마다 도로망을 따라 기상레이더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단순히 기상청 예보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것. 한국도로공사 심명진 차장은 "공사에서 날씨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는 없다. 기상청과 연계해 고속도로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기상을 전달하고 비나 눈이 내리면 곧바로 제설작업을 벌이려고 노력한다"며 "운전자들이 주의를 기울여 도로 상태를 확인하고 안전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운전자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전국 고속도로 사고자료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빗길 과속운전은 심각한 수준이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우천 상황에서 발생한 교통사고(3천468건)를 분석한 결과 사고 차량의 평균 주행속도는 100km/h로 젖은 노면에서는 제한속도의 80% 속도로 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현행 도로교통법이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
교통안전체험센터 하성수 교수는 "젖은 도로와 빙판길에서 과속하면 교통사고 위험이 평소보다 커지기 마련"이라며 "노면 상태가 나쁘다면 운행속도를 낮추고 운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운전자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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