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간 비구니 학인 스님들 "중생복지·포교활동 선도"

입력 2010-12-14 10:35:20

청암사 승가대학·율원 스님 22명…구미1대학 아동복지전공 입학

김천 증산면 청암사 승가대학'율원의 비구니 학인 스님들이 대학으로 외출했다.

지난 3월 구미1대학 아동복지전공에 입학한 학인 스님 22명은 13일 1'2학기 수업을 모두 마치고 다과를 조촐하게 차린 가운데 깜짝 책거리 행사를 했다.

아동복지전공에 재학 중인 학인 스님은 승가대학 1학년 또는 율원(대학원 과정)에 재학 중인 비구니들로 사회복지분야에 관심과 뜻이 있는 스님들이다.

승가대학의 학인 스님들이 일반 대학에서 위탁교육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 강원 중에선 처음 있는 일이라고 청암사 측은 밝혔다.

청암사가 학인 스님들을 대학으로 외출 보낸 건 국가자격을 갖춘 불교 복지지도자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스님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아동복지전문학사 학위와 함께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게돼 불교 복지지도자로서 복지와 포교의 나래를 펼 수 있다. 이 때문에 학인 스님들은 다른 스님들의 부러움 속에 즐거운 마음으로 대학을 다니고 있다.

스님들을 가르치는 교수들도 희귀한 제자를 뒀고, 스님들과 배움을 함께 나눴다는 점에서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율원에 재학 중인 도월 스님은 "한해 동안 아동복지를 배우고 나니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생각이 구체화됐다"며 "중생교화를 목표로 남은 1년도 열심히 공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 대표를 맡은 현공 스님은 "복지와 포교의 나래를 펴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며 "내년 있을 졸업여행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 설렌다"고 예쁜 미소를 지었다.

이 학과 시옥진 학과장을 비롯해 이연숙'홍희주'서보경 교수는 "스님들을 교육한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며, 스님들을 가르쳤다기보단 배우는 것들이 되레 많아 배움을 함께 나눴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김천 지역에서 사회복지사업에 폭넓은 활동을 펴고 있는 진오 스님(김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1년 동안 강단에 서서 학인 스님들에게 사회복지학개론과 지역사회복지론을 가르쳤다. 진오 스님은 "스님들도 복지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워야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변화할 수 있다"며 "현장과 이론 중심을 집중 교육했는데, 학인 스님들 모두가 너무 열심히 공부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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