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 김성목 공산중학교 교장

입력 2010-12-14 10:54:35

"선생님들 열정과 특별수업 덕에 학력이 쑥 자랐죠"

"선생님들에게 항상 교사가 되지 말고 교육자가 되라고 강조합니다. 그래야만 학생들의 학력 향상과 인격 함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구 동구 백안동 공산중학교는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변두리 학교다. 학년별 2학급씩 전교생 200여 명의 미니학교지만 이 학교 김성목(57) 교장은 공산중이 '공부 잘하는 학교'로 평가되면서 평생 걸어온 교육자의 보람을 한껏 맛보고 있다.

지난 7월 실시한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대구 중3 학생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기초학력 미달 0'라는 성과를 거둬 지역 교육계를 깜짝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영·수 3과목 평가에서는 '보통학력 이상'이 91.7%를 기록해 대구에서 4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공산중은 1948년 백안면민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십시일반 낸 돈으로 설립돼 1999~2000년 농촌인구 감소로 200명이 넘던 전교생이 103명으로 줄어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는 학교로 소문나면서 인근 지묘초등학교는 물론 불로동 해서초등학교에서도 학생 지원이 몰리는 등 전교생이 220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대도시의 변두리 시골학교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공산중이 공부를 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김 교장은 "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정규수업 이외의 '특별수업'이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이 학교 교직원은 모두 13명. 평균 연령이 30대인 교사들은 오전 8시까지는 어김없이 등교해서 빡빡한 수업 일과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정규수업시간 전에 아침독서운동 10분을 하고 난 뒤 다른 학교에서 않는 '5분 생활영어' 공부를 한다. 공산중은 1984년부터 매일 이 시간에 학생들이 영어 방송을 듣고, 따라 말하기 수업을 하고 있다. '5분 생활영어' 다음에는 주요 5과목에 대해 매일 한 과목씩 EBS 교재를 활용한 교육방송을 10년째 시행해오고 있다.

"정규수업이 끝난 후 7교시에는 주요 5과목 교과 수업과 11개반 특기적성 교육 등 1인 2강좌 수업을 해오는 것도 공산중의 특징이에요. 또 교사 1명과 학생 20명이 한가족되기 운동을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데 가족당 주제를 자율적으로 정해 선생과 학생이 토의를 하며 발표력과 사고력을 길러주고 있어요."

공산중은 저녁 시간에도 2시간씩 도서실에서 팔공 스터디그룹을 운영, 학부모 코디네이터의 지도 아래 독서와 교과 공부를 자율적으로 하고 일주일에 두 차례 오후 5시부터 2시간씩 대학생 멘토를 활용해 소그룹별 영어와 수학 공부를 한다.

특히 이 학교는 성적 부진학생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교사 1명 당 부진학생 2, 3명을 맡겨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 시간에 국어·수학 기초교육을 한다. 또 부진학생들은 방과 후에 과목별 특별수업도 받아야 한다. 이 결과 공산중은 11월 대구동부교육지원청으로부터 부진학생 책임지도 최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8년 교장으로 부임한 김 교장은 매년 10월 학교 축제 때 사제동행 산행을 실시하고 있다. "선생과 학생이 함께 산에 오르니 사제간에 믿음과 정이 쌓여요. 학생들의 체력은 물론 자신감까지 길러주니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김 교장은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3년째 개인 상담도 하고 있다. 진단평가, 자체 학력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 성적이 나오면 연간 7차례 개인 면담을 갖고 성적 향상 학생에게는 칭찬을, 성적 부진학생에게는 용기를 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김 교장은 상담을 통해 학업성취도 효과를 크게 보고 있다고 자평했다.

30년째 공산중학교에 몸담고 있는 김 교장은 학교 교육시설 환경이 열악한 게 늘 가슴 아프다. 상담실, 보건실, 영어전용실을 제대로 갖춰주고 체육관을 건립해 학생들이 맘껏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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