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고점 돌파 코스피, 얼마나 갈까
북한발 리스크와 유럽 재정위기, 중국 긴축 등 3대 악재에 시달리던 코스피지수가 다시 힘을 내고 있다.
3년여 만에 지수가 2,000선을 목전에 두는 등 지수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2007년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내에 지수 2,000선 돌파를 낙관하면서도 기존 악재가 여전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거침없는 코스피지수
10일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목전에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10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1,990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7년 11월 9일 기록한 1,990.47 이후 3년여 만에 최고치다. 시가총액도 1천10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값은 전날보다 1.4원 내린 1천13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07년과 닮은 꼴?
최근 코스피지수의 상승세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과 꽤 닮은 모습이다.
올해 증시와 2007년 증시 모두 밀려드는 유동성이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2007년 당시 펀드 열풍이 불면서 기관을 통해 유동성이 대량으로 공급됐다.
올해는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로 해외 유동성 자금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지수가 2~3개월 새 급격하게 오른 점도 유사하다.
2007년 초 1,300대였던 지수는 3월 1,400선을 돌파한 이후 급격하게 상승해 7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2,000 고지에 올랐다. 이후 1,700선까지 조정을 받은 후 11월에는 다시 장중 2,085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도 8월 말까지는 지루한 박스권을 오가며 1,700선에 머물렀던 지수는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이 나오기 시작한 9월 초부터 급등해 3개월여 만에 2,000선 문 앞까지 치솟았다.
과거와 다른 상황도 있다. 2007년에는 외국인과 기관은 물론, 개인까지 증시에 뛰어들며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올 증시는 외국인이 철저하게 주도하고 있다.
또 2007년 당시에는 주가수익배율(PER)이 13배에 이르며 거품 논란이 일었지만 올해는 아직 9.6~9.7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수가 더 오를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또 2007년에는 세계 경기 전체가 호황에 들떠 있었지만 올해는 미국과 유럽 경기가 더디게 회복되고 있는 반면, 중국 등 신흥국들은 인플레이션 대비에 나설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 계속 오를 수 있을까?
코스피지수가 대내외 악재를 딛고 연중 고점을 찍으면서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큰 상태다. 특히 안팎에서 밀려드는 풍부한 유동성이 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또 대내외 악재에 한국 증시의 내성이 강해진 만큼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함께 국내 기업의 이익 둔화가 우려되고 중국의 금리 인상 등 긴축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것.
박승영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경기가 안 좋아질 때는 실적이 보전되는 것을 확인하고 가야 하기 때문에 연내 2,000선을 돌파해 의미있는 상승세가 나타나기는 무리"라면서 "내년 기대감이 섣불리 반영돼 지수가 상승했지만, 지금 당장 재평가가 시작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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