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스마트 그리드를 활용한 국가 경쟁력 강화

입력 2010-12-08 10:19:40

인터넷, 고용량 하드디스크, 초고속 통신과 같은 IT기술은 20세기 후반부터 인류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한편 인터넷 케이블과 전력선의 통신 방식의 유사성, 통신 산업과 전력산업의 네트워크 간의 높은 유사성으로 인해 IT와 전력산업의 결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IT와 전력기술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어 안정적이고 고효율의 지능화된 전력망으로 태어난 것이 바로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이다.

스마트 그리드가 통신업계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스마트 그리드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차세대 전력망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이런 지능형 전력망을 구현하는 데 이동통신사의 망이 한몫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스마트 그리드는 포화된 통신시장의 지평을 넓혀줄 기회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 및 전력 인프라와 IT 인프라의 기술 표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스마트 그리드가 구축되면 CO₂ 배출을 줄여 지구 온난화 방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전력산업에서 파생된 여러 상품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것이고, 이는 기업들에게 좋은 사업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도 2008년에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의 과제로 스마트 그리드를 선정하고, 관련 기술 상용화와 이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지능형 전력망 구축위원회'를 신설했다. 정부는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전력 사용량의 6%(1조8천억원), 전기품질 저하에 따른 비용 5천억원, 신규 전력발전 투자비 1조원, 송배전 손실 200억원 등 연간 3조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고압전력 사용 고객뿐만 아니라 저압전력을 사용하는 일반 가정으로까지 스마트 그리드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전력은 오는 2020년을 목표로 1천700여만 가구에 스마트 그리드를 구축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저압전력을 사용하는 국내 전체 가정에 스마트 그리드가 적용될 경우, 시장 규모는 최소 수백억원에서 1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현재의 누진제 전기요금이 시간대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변동제로 전환될 경우, 전기요금을 줄이기 위한 지능형 전력망 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완벽한 스마트 그리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비전과 장기적인 로드맵을 세워야 하며, 기술테스트를 강화하고, 전력시장 구조개편을 통해 경쟁을 유도하고, 개발된 기술이 시장에서 도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부터 우리나라에 맞는 한국형 스마트 그리드 모델을 선정하여 정부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및 이를 대학 및 연구소에 연구 개발비로 투자해야 한다. 또 이를 통해 나온 연구 성과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스마트 그리드 관련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및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촉진을 도모해야 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로 인한 수익증진의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대학 및 연구소에서는 정부의 연구 개발비 지원에 따른 연구 성과를 정기적으로 정부와 공유하고 이를 통한 정책 반영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

미래 IT산업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선택한 스마트 그리드가 IT산업의 컨버전스 기업화, 나아가 IT산업 이종산업 간의 성공적인 융합 확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존의 에너지 관련 정책에 의무성을 강화하고, 전력 IT 프로젝트와 에너지효율 프로그램에 관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김현주(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경북지회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