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도 귀신 잡는 해병 지원…수색병과는 121 경쟁률 기록
"불타는 해병혼으로 북괴군을 괴멸하자!"
지난달 23일 2명의 해병대원을 전사케 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 해병대 지원자들의 호국의지를 꺾지 못했다.
6일 오후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병대교육훈련단. 해병대 1131기 입영 장병과 가족, 친구들은 '필승'이라고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삼촌과 형 모두 해병대 출신이라는 박성완(20) 씨는 "연평도 포격을 지켜보면서 반드시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들은 해병이 가장 고생하는 부대라고 하지만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해병에 지원하지 않았다'는 말처럼 고생한 만큼 보람이 클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김성은관'에서 해병대 입영 장병 322명과 가족,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입영식이 열렸다. 사복을 입은 모습에서 아직 '해병'의 분위기가 나진 않았지만 짧게 자른 머리와 결연한 눈빛은 이미 '귀신 잡는 해병'이었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는 외국 유학생도 다르지 않았다. 영국에서 1년 9개월 동안 대학 입학을 준비하던 이보배(20) 씨는 천안함 사건을 보고 대학 입학보다 군복무를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에 10월 한국으로 들어와 바로 해병대에 지원했다. 이 씨는 "해병대에 가게 돼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연평도 사건이 터졌다"며 "해병이 될 사람으로서 전사자 소식에 가슴이 아팠고, 이들이 몸 바친 우리나라를 반드시 적으로부터 지켜낼 것"이라 다짐했다. 이 씨를 배웅하러 온 선배 김태인(25) 씨는 "보배는 영국에 있을때도 애국심이 남달랐다"며 "연평도 사건 이후 꼭 그곳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입영 장병들은 가입소 기간에 대한 병영안내와 해병대에 대한 소개를 받은 후 부대 본관 건물 앞 광장에 대열을 맞춰 섰다. 아직 모이지 않은 장병들을 향해 한목소리로 '동기야 어서 와라. 같이 가자'를 외쳤다. 마지막으로 장병들이 부모님을 향해 큰절을 올리면서 입영식은 막을 내렸다. 입영 장병들은 6일간 가입소 생활을 한 뒤 진짜 해병이 되기 위한 입소식을 거친다.
연평도 포격 후 해병교육대는 "해병대의 이름으로 백배천배 복수하리라" "무분별한 무력도발, 피의응징 각오하라!" 등 전투 의지를 고양시키는 문구 4개를 병사 식당에 내걸고 식사 시간마다 외치고 있다.
신병훈련교관 고성국 중사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최정예 해병 양성을 위해 신병교육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병 지원 열기도 뜨겁다. 6일 병무청에 따르면 1일부터 시작된 971명의 해병모집에 이날 오후 6시 현재 1천719명이 지원해 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해병 중 가장 어렵고 힘든 병과로 평가받는 수색병과에는 11명을 뽑는 데 130명(지원율 12대 1)이나 지원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이날 "연평도 포격 도발이 해병대 지원율을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지원자가 늘었다"며 "지원자가 이대로라면 지난해 12월 해병대 지원율인 2.2대 1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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