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제작'아트 달력' 인기
화가들의 작품을 달력에 싣거나 달력 자체를 예술적으로 만드는 '아트 달력'이 인기를 모으면서 유명 작가들의 작품부터 어린이들의 동심이 담긴 작품까지 다양한 달력 작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2011년 서양화가 남관(1911~1990) 탄생 100주년을 맞아 남관의 작품으로 달력을 꾸몄다. 남관은 청송 출신 작가로, 우리나라 추상미술 1세대 화가다. 대구백화점은 주로 대구경북 출신이거나 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달력에 싣는다. 최근 김영재, 이창연, 김영대, 김명순 등의 작품이 실렸다.
대구백화점은 중요한 기업 이미지가 될 달력 작가를 선정하기 위해 보통 3~5배수 작가를 추천해 사내에서 일차 경합을 거친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요즘은 인테리어 때문에 벽걸이보다 탁상 달력이 훨씬 인기가 많은데 늘 책상 위에 올려놓다 보니 주로 여성 감성이 강한 작품들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의 올해 선택은 닥종이 인형. 사계절을 잘 표현한 이옥련 작가의 닥종이 인형을 실었다. 회화 이미지를 주로 사용하던 대구은행이 닥종이 인형을 선택한 것은 친근하고 계절 감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연말 즈음에 전시를 갖는 작가들의 경우 전시회 도록 대신 달력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한다. 서울 진선갤러리에서 12일까지 전시회를 여는 윤종주 작가는 파스텔톤의 작품을 실어 달력을 제작했다. 윤 작가는 "2005년 작품부터 선별해서 실었는데 작품 홍보도 되고 반응이 좋다"면서 "여건이 되면 매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에서 작가 작품을 달력에 싣는 저작권료는 얼마일까. 작가의 인기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50만원에서 200만원선이다. 올해 메리츠증권 달력에 작품이 실리는 이수동 작가는 작품당 저작권료를 200만원 받았다. 2005년부터 기업 달력에 작품이 실려 온 이 작가는 "기업들이 VIP를 위해 소량 제작하는 달력은 주로 박수근, 김환기 등 블루칩 작가들이 많고, 대중적으로 배포하는 달력에 선호하는 작가는 사석원, 나와 같은 옐로우칩 작가들"이라면서 "너무 젊은 작가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맞지 않아 중견 작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가들은 저작권료와 관계없이 달력에 작품이 실리는 것을 반긴다. 일년 내내 작품이 걸려 있어 자연스레 작품 홍보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력을 보고 원화를 구입하는 컬렉터들도 있다.
문화예술교육단체 온아트는 초등학생 55명과 함께 2011년 달력을 제작했다. 대구 전통과 근현대 문화유산 12곳을 선정해 아이들이 직접 스케치한 작품으로 달력을 제작한 것. 장록희 온아트 대표는 "목탄, 크레파스, 파스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케치를 하면서 대구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공부도 겸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은 이번 달력 제작 전시회는 11일까지 대봉도서관 내 대봉갤러리에서 열린다.
최근 마음에 드는 달력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다. 이맘때쯤 서점가에는 '아트 달력'이 한창이다. 12년째 자신의 작품과 글로 달력을 제작하고 있는 동화작가 김계희 씨는 "10년 전만 해도 달력을 돈 주고 산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지만 5, 6년 전부터 아트달력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지금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달력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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