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최종 타결…대구경북 영향은
3일 맺어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자동차는 내주고 쇠고기는 지켰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작 지역 효자산업인 자동차부품과 섬유업계는 활짝 웃고 있다. 이번 FTA로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자동차부품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된데다 국내 완성차 또한 일본 차 등에 대해 가격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섬유업계는 아세안, 유럽연합(EU)에 이어 또 하나의 거대시장에 고관세 장벽이 사라짐에 따라 섬유의 고급화와 차별화 제품 생산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다질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부품업계 최대수혜=한국은 3일 타결된 FTA 추가협상에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미국이 물리는 관세 2.5%를 4년간 유지한 뒤 철폐하는 것으로 양보했다. 또 미국산 자동차 자가인증 허용범위를 연간 판매대수 6천500대에서 2만5천대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현행 8%인 미국산 승용차 관세는 4%로 인하되고 4년 후부터는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 특별소비세(2천cc 초과 차량) 역시 현행 10%에서 3년 내 5%로 인하된다.
그러나 완성차 관세(2.5%)에 비해 4%의 높은 관세를 부담하는 자동차 부품은 관세가 완전히 철폐돼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의 가격경쟁력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세 인하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자동차 부품업계는 관세 인하로 약 20% 정도 대미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품 관세철폐는 미국에서 현지 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의 수익성 강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공장들은 주요 부품의 경우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에서 현지 조달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생산된 부품을 상당수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협회 측은 "부품관세 즉시 철폐로 부품수출 중소기업의 수출확대는 물론 우리업계 현지 완성차 공장의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가별 자동차부품 수출 비중(2006년 기준)이 미국의 경우 32%에서 50%대로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의 대미 경쟁력 강화도 호재다. 대미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기량 3천cc 미만 차의 경우 대당 300~400달러 가격 인하 효과가 예상돼 소형차에 강점을 보이는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부품 관세가 즉시 철폐되면서 올해 40억 달러로 전망되는 중소기업의 부품 수출 확대에 기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기아차의 미국 현지 완성차 공장의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섬유, FTA는 재도약의 발판=대미 섬유수출이 연간 1억8천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련)에 따르면 대미 섬유수출은 2001년 32억6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10.7% 감소했고 2009년에는 11억1천만달러로 전년대비 26.5% 줄어드는 등 줄곧 마이너스 성장을 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10억2천만 달러를 수출, 전년 대비 11.9% 증가하는 등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환율 등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것. 섬산련은 이러한 상승세 속에 한미 FTA 추가협상이 타결돼 최고 32%의 관세가 철폐되면 가격우위를 점한 국내 섬유 대미 섬유수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섬산련은 "FTA에 따른 섬유제품의 대미 수출은 10년간 1억8천300만달러 늘어나는 반면 수입은 2천30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번 FTA는 국내 섬유업계가 친환경, 첨단 소재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발판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회방지 협력이 강화됨에 따라 국산 섬유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슈퍼, 나노, 친환경, 스마트, 섬유 등 차세대 신섬유 개발을 위해 미국과 산업기술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데다 외국인 국내투자 유입도 많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수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회장은 "이번 한·미 FTA 추가협상 타결은 우리 제품이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양국 의회가 한·미 FTA가 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조속한 시일 내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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