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슨 매각 잰걸음…대구, 대기업 유치 꿈 이뤄지나

입력 2010-11-26 10:20:06

삼성 SK KT&G 등 본입찰 참여, 우선협상대상자 이달내 결정

국내 최대 규모의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메디슨 인수와 관련한 우선협상 대상자가 이달 내로 결정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대구시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메디슨이 최근 자사 인수에 뛰어든 삼성, SK 등 국내 대기업들에게 제시한 'IM'(Information Memorandum·사업 및 투자소개서)에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투자 관련 내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5일 대구시 김태운 첨단의료복합단지 기획팀장은 "메디슨이 최근 인수전에 뛰어든 삼성과 SK 등에 자사의 투자소개서를 제작해 배포했는데, 수 백 페이지의 책자에 대구경북의료단지 관련 내용이 3, 4 쪽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메디슨이 어느 대기업의 품에 안길지 알 수 없지만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메디슨-대구시와의 MOU에 대한 검토시 충분히 어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디슨은 지난해 10월 대구시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생산시설과 연구시설 건립'이라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당시 메디슨은, 생산공장은 성서5차산업단지 또는 신서경제자유구역에, R&D센터는 대구경북의료단지에 설립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게 대구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메디슨 매각 본입찰에는 삼성전자, SK, KT&G 등이 참여했다. 따라서 대구시는 메디슨이 지역의 오랜 숙원인 대기업 유치라는 꿈을 이뤄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메디슨은 또 내달쯤 창립할 대구경북의료단지 재단법인 출연기관인 관계로, 메디슨 대표이사가 이사진에 포함될 전망이어서 꿈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큰 상황이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SK그룹이 최근 의료기기, 헬스케어 사업을 차세대 신수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도 IT 산업에 강점을 가진 대구시의 희망을 부풀리게 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김범일 대구시장이 최근 삼성그룹의 전략기획실 수장으로 선임된 김순택 부회장과 직접 여러 차례 만나면서 삼성의 대구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와도 그룹 실질적 지주회사인 SKC&C와의 MOU를 통해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조만간 인수 기업이 확정되면 대구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벤처의 아이콘에서 법정관리의 나락에 떨어졌던 ㈜메디슨은 올해 세계 초음파 장비 시장 점유율을 8%까지 끌어올리며 비상의 날개를 폈다. 글로벌 업계 순위도 5위로 훌쩍 올라섰다. 이처럼 몸값이 급상승하면서 삼성, SK, KT&G, 필립스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메디슨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은 이달 안에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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